봄이 왔습니다. 오고야 말았습니다. 실은 지난 겨울이 그닥 춥지 않은 편이어서 알쏭달쏭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막상 닥쳐온 봄의 공기를 폐 가득히 호흡하게 되니 등 뒤로 돌아서 멀어지고 있는 계절이 진정 겨울이었음을 알겠습니다. 캠퍼스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것은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 대학 캠퍼스를 생명의 발랄함으로 시끌벅적 채워주는 풋풋한 신입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젊음, 다시 찾을 수 없는 것

신입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들이 젊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음? 그렇습니다. 젊음이란 게 무엇인가요? 옛 중국의 진시황을 비롯해 온 세상의 권력을 다 가진 이들도 끝까지 갖고 싶어 했던 것이고, 그들이 끝내 다시 찾아 가질 수 없었던 그것이 아닌지요. 젊음은 새 살이 금새 돋는 것을 말합니다. 다치고, 넘어져도, 심지어 뼈가 부러져도 쉽게 봉합됩니다. 세포는 왕성하게 분열하고 작용하면서 새로운 기관을 자신과 연결시켜 생명의 연결다리를 부지런히 놓습니다. 젊음은 또 말 그대로 새로운 생명을 창조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젊은 남녀가 어쩌다 이부자리만 같이해도 덜컥 덜컥 아이가 생깁니다. (그러니~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번식력의 힘에 주의할 지어다!)

젊음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말들은 꿈, 도전, 미래, 희망, 생명, 용기, 열정 그리고 모험입니다. 그와 반대되는 말들은 안존, 과거회귀, 쳇바퀴, 포기, 웅크림, 회피, 무관심, 무사안일 같은 것들입니다. 앞의 성격을 가진 이들은 그들이 비록 나이가 90세가 넘는다고 해도 ‘젊은’ 사람입니다. 생명력을 가진, 살아있음으로 가득 찬 사람입니다. 뒤의 성격을 가진 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늙은’ 사람입니다. 그들은 모험에 나서지 않고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데 참여하지도 않습니다. 새로운 사랑의 그 짜릿하고 위험한 열정에 스스로를 노출시키지 않고 도망 다닙니다. 그러다 보니 마음속에 흠모하는 사람 앞에서 평생 한 번도 사랑 고백을 못한 채 회한 속에서 죽어갈지도 모릅니다(그런 가사의 유행가, 정말 많지 않습니까?).

젊은 그대에게 드립니다. 안정을 꿈꾸기에는 아직 당신은 이 거칠고 커다란 세상의 벌판 끝에 서보지도 못했습니다. 직장을 고르면서 퇴직 후 연금을 계산하기에는 아직 당신은 이 세상에서 자기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충분히 질문해 보지 못했습니다. 생을 시작하기도 전에 은퇴와 죽음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세상의 흐름과 유행을 질문해 보지 않고 그대로 쫓는 것처럼 늙고 안이한 행동이 어디 있습니까? 설령 그것을 따르더라도 최소한 당신 자신이 따져보고 선택한 결과에 따라 그리로 가십시오.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믿어야 할지 헤매십시오. 연애를 하십시오. 수업을 빼먹으십시오(하지만 숙제는 다 해오십시오). 여행을 떠나십시오. 열병을 앓으십시오. 신입생, 그대는 생명입니다.

젊음은 생명, 방황, 열병…

젊음입니다. 방황입니다. 온 몸이 산산조각 부서질 것 같은 바람에 스스로 몸을 맡기며 저 거대한 인생의 항해를 떠나는 우리의 주인공입니다. 당신의 미래를 축복합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당신은 ‘젊은이’가 아닙니다. 그런 경우라면, 이 글은 시간낭비였을 뿐이겠군요. 미안합니다. 다시는 당신의 나른한 오수를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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