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학에는 00학번 신입생들이 입학하였고 2천년대의 첫 학사년도가 시작되는 만큼, 우리 대학사회에도 많은 바뀜, 즉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무너지는 교실’을 무사히 통과해서 이곳 전농벌에 도착한 새내기들은 그간의 타율적이고 수동적이었던 학습태도에서 탈피하여, 교수들의 지도 아래 스스로 세상의 이치와 세상살이에 필요한 지식을 얻으려는 능동적인 탐구자세를 갖추어 큰배움(大學)에 임해야 할 것이다.

새학기를 맞게 된 재학생들은 교육내용에 상관없이 최소의 노력으로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는 과목만 찾아 다니는 행태를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수들도 자신이 쉽게 가르칠 수 있는 과목만을 설강하고 가르치려는 공급자중심의 교육에서, ‘N세대 학생’들이 21세기의 사회변동에 적응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필요로 지식과 정보가 무엇일 것인지를 가늠하고, 그에 필요한 것들을 생산·가공하여 지도하려는 “수요자(학생)중심의 교육서비스전달자”로 변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직원들도 자신의 고객인 교수와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가족같은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고 싶은지를 미리 생각하고 실천하는 “고객지향형의 직원”으로 스스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

변화(革新)와 그를 위한 바꿈(改革)은 새로움(創造)을 위한 시작이다. 대학개혁은 우리사회의 다른 부문의 개혁처럼 외압에 의해 이루어지기 보다는, 지성인들의 자율과 창의에 의해 끊임없는 자기혁신의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개혁(改革)은 “혁대로 자신을 때리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기혁신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대학을 구성하는 주체들이 모여서 각자 바꾸어야 할 것들을 논의하여 약속하고, 실천하며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한 시스템의 하나로 대학의제21(university agenda)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회, 교수협의회, 직원회의 등을 통해 스스로 변할 것을 논의하고, 다시 3주체가 모여 변화를 요구하고, 조정하고, 자신들이 바뀔 것을 선언(약속)하며, 실천방안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립대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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