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내에서는 수강신청변경제한에 대한 대학본부와 학생간의 마찰이 격화되고 있다. 이미 3월에 들어서 두차례의 대규모 항의 집회가 열렸다. 이러한 마찰의 원인은 교무처에서 이번 학기부터 수강신청변경을 3과목 이하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대학본부는 “수강신청 변경 과다로 학기초에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다. 또한 수업시간표 재편성이 불가피하여 이에 따른 행정력 낭비가 심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수강신청변경제한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해 2학기 학생들의 수강신청변경수가 75%나 되어 학기초에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수강신청변경 과다의 원인은 “수강신청 기간에 강의계획서나 기본적인 강사명이 알려지지 않아 정상적인 수강신청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총학생회는 수강신청변경제한제도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집회를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입학식날 학생회관 앞에서 열린 ‘등록금 인상 반대를 위한 새내기 문화제’가 끝난 뒤에 수강신청변경제한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는 신입생 4∼500명이 참여하여 대학본부 항의방문을 했다. 이 자리에서 총학생회장과 동아리연합회장 등으로 구성된 학생대표가 교무처장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3일에는 교무처장과 학생대표간의 면담이 있었다. 2시간에 걸쳐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본관 앞에서는 400여명의 학생들이 모여 항의집회를 가졌다. 면담에서 대학본부측은 수강신청변경 과목수를 4과목으로 늘리고, 문제가 있는 학생을 구원해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학생대표들은 수강신청변경제도를 철폐해야한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하며 오늘부터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다. 면담이 결렬된 뒤 집회에 모인 학생들은 다시 교무처장과의 면담을 요구했고, 면담이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이 교무처장실 문을 파손하고 방안으로 들어가 교무처장과 대치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수강신청변경제한제도가 개선의 필요가 있다는 점은 대학본부도 인정하고 있다. 교무과장은 “수강신청변경제한제도가 문제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총학생회에 제도의 보완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제도를 시행해보지도 않고 철회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에 수강신청변경제한제도를 시행해보고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는 이 제도의 완전철폐를 주장하고 있어 대학본부와 총학생회간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 사이에선 현재의 수강신청변경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법학과의 한 학생은 “수강신청기간에 강의계획서를 반드시 인터넷 사이트에 공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학본부는 지난 수강신청기간에 전임강사 이상은 강의계획서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달라고 공지했으나 실제로 강의계획서가 올라온 과목은 30여개에 불과했다. 교수들은 “학기말의 바쁜 시기에 다음 학기 강의계획서를 올리는 것은 힘든 일이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교무처의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수강신청기간을 방학 중으로 옮기는 방안도 생각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성균관대에서 방학기간 중에 수강신청을 받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총학생회는 “수강신청제도 개선을 위해서 현재 부족한 교양과목의 수를 늘리고, 질을 높여야한다”며 주장한다. “대학 4년을 다니다보면 어쩔 수 없이 우리 대학의 교양과목을 다 듣게 된다”고 졸업생들은 교양과목수 부족을 문제삼는다. 언론협의회의 한 학생은 ‘세종대, 숙명여대 등에서 시행중인 수강신청취소제도도 학생들의 수강선택 질을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수강신청취소제도는 중간고사 이전까지는 듣고 싶지 않은 과목의 수강을 취소할 수 있는 제도이다.

엄대성(도시사회 99)씨는 “수강신청변경제한제도에 대한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고, 보다 근본적인 수강신청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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