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문화교류

우리 대학에는 어떤 문화 행사들이 있느냐고 질문하면 많은 학생들은 쉽게 대동제와 전농문화체전, 인향제와 같은 행사만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는 범위가 학내에 국한되어 있어 그 주체가 우리 대학의 학생들인 행사들이다. 그러면 우리 대학이 학내의 울타리를 벗어나 대외적 참여까지 허용되는 행사가 있을까. 선뜻 대답하기 힘들다. 지난 해 2회째 개최한 도시 영화제가 우리 대학의 특성화된 문화행사로서 지역사회까지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 아직까지 도시영화제도 학내행사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대학이 다른 대학 및 지역 사회로 문화 교류의 폭을 넓혀야 하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 대학의 문화가 외부와 단절된 채 너무 고립적으로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대학문화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커다란 역할을 하는 동아리의 외부교류 실태를 살펴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우리 대학의 동아리 중 다른 대학과 연합을 하고 있는 동아리는 종교 동아리들과 KUSA, CUCA, GAIA 정도에 불과하다. KUSA는 “92년까지는 다른 지회와 연합 활동을 해 왔으나 이후 활동이 거의 없었다”고 밝혀 그나마 얼마 되지 않는 연합동아리의 활동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드러냈다.

일반 동아리 가운데 대외 활동을 하고 있는 동아리는 대부분 체육 분과 동아리들이다. 태권도부와 미식축구부, 검도부 등의 스포츠 동아리들은 정기적으로 전국 규모의 대학교류전에 참가하고 있으며 그 성적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다른 팀과 경기를 하는 것이 스포츠의 특성이라면 교류전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일 뿐 특별한 성과라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이러한 스포츠 교류전은 학교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스포츠 종목별로 개별적으로 열리고 있어 대학 구성원 전체의 행사라기보다는 해당 스포츠인들의 잔치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렇게 분산되어 있는 스포츠 교류전을 통합하여 연세대와 고려대의 연·고전과 같이 주변의 대학과 학교 차원의 체육 교류전을 만드는 것도 대학 상호간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대학 차원에서 학교 외의 행사를 치르면 일차적으로 구성원들의 경험과 체험의 폭이 넓어져 향유할 수 있는 문화의 폭이 넓어지고 이로써 개개인은 물론이고 동아리들을 비롯한 학교 전반의 문화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실제 수준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우리 대학의 대외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지역 사회, 다른 학교로부터 떨어져서는 문화의 흐름에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양한 문화 교류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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