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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에 대한 논의부족, 총학 강경한 태도가 점거원인18일 동안 점거, 우리에게 남은 것은
김상곤 기자  |  s33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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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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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본부와 총학생회 모두 이번 본관점거 사태의 원인이 단지 등록금 인상 때문만은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대학본부는 일부학생들이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려는 의도에서 투쟁을 위한 투쟁이었다고 주장하며, 총학생회는 대학행정의 비민주성과 올 해의 등록금 인상이 향후 등록금 대폭인상의 시발점임을 점거농성의 이유로 들고 있다.

학생처가 주장하는 등록금문제+α

대학본부에서는 ‘일부 운동권의 세력확장설’의 근거로 점거농성이 끝난 후 본관에서 등록금과 관련이 없는 세미나문건 등이 상당수 발견됐으며 점거농성을 주도한 학생의 상당수가 휴학생, 제적생 등 학생신분이 아닌 점을 들고 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등록금 문제가 단지 우리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모순된 구조 속에 나오는 것이므로 좀 더 넓은 의미에서 문제를 접근하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처는 총학생회가 학생처에 올린 총학생회 간부 13명의 명단 중 5명이 실제로는 총학생회에서 활동하지 않는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생처의 주장은 사실이며 이 점에 대해서는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 총학생회에서 활동하지 않는 학생의 이름을 간부명단에 올린 이유는 총학생회 간부 중 학점이 3.0 이상인 자에 한해서 나오는 간부장학금을 총학생회사업비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경위를 밝혔다. 또한 앞으로는 총학생회간부장학금을 가계곤란장학금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학생회가 주장하는 등록금인상철회+α

총학생회는 비민주적인 학사행정이 점거농성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등록금 책정 과정에서도 대학본부는 총학생회에 등록금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할 뿐 진정으로 등록금에 대해 학생들과 대화하는 자세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총무과에서도 몇 번의 비공식적인 대화는 있었지만 공식적인 협의는 한번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 총무과 관계자는 “학생들이 등록금 동결을 주장할 뿐이어서 도저히 대화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대학의 재정자립도가 너무 낮아 장기적으로 학교발전을 위해서 등록금 인상은 필요하다. 등록금문제는 기성회 소관이므로 학생들과 협의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총학생회는 이번 등록금 인상이 단지 올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특별회계법이 도입되면 계속 등록금이 오를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총학생회는 본관점거 과정에서 발견한 ‘특별회계법 도입에 대한 시의원의 질문과 대학본부 직원의 답변’이 담긴 문건을 공개하며 대학본부에서는 특별회계법 도입에 따른 등록금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사무처에서는 “학생들이 특별회계법에 대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상당부분 오해가 많으며(하단 광고 참조) 학생들이 시에서 전입되는 예산금액이 대폭 삭감된다는 주장의 근거로 삼는 법안이 작년에 개정됐다”고 밝혔다.

학내 마찰, 등록금에서 징계로까지 확산

본관점거가 끝난 지 28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대학본부와 총학생회는 징계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주장의 정당성은 차치하더라도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에 점거농성에 참가한 학생 모두에게 어떤 형태로든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철회’주장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본관점거 외에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재 각 단과대, 학과, 학생처에서는 점거농성에 참여한 학생을 파악하고 있다. 학생처에서는 점거에 참여한 학생수가 대략 2백여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든 점거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징계관련 처벌 대상자 수가 많은 이유에 대해 최근희 학생부처장은 “학생들이 징계반대 등을 주장하는 집회를 여는 등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만일 학생회 책임자가 본관을 점거한 사실에 대해 사과하고 선처를 구한다면 징계자 수는 대폭 줄어들 수 있다”고 답했다. 본부의 참가학생 전원 책임추궁 입장에 대해 진환 총학생회장은 “징계의 부당성은 차치한다 하더라도 본부에서 징계처분을 하겠다면 총학생회에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처는 “이번 본관점거는 학생총회를 통해 의결되지 않은 채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점거에 참가한 일반 학생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법학부에서 경징계 처분(근신, 유기정학) 2명, 중징계 처분 8명을 학생처에 발의한 것 외에는 징계와 관련된 구체적인 발표는 없다.
한편 총학생회는 노동절 집회에 참석해 학생회 및 사회단체 구성원 약 5천명에게 ‘징계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명을 받았다. 또한 학내에서 징계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학구성원들이 말하는 사태재발 방지책

학내마찰사태가 발생됐을 때마다 제기되는 문제는 학생들과 본부간의 공식적인 대화통로가 없다는 것이다. 기존의 대화통로인 학생처장과 총학생회장의 비공식적인 대화로는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 때도 학생처장과 총학생회장 모두 어떤 사안에 대해 확고하게 얘기하지 못하고, 본부의 교무위원회 또는 총학 산하의 중앙운영위원회를 거치면서 대화과정에서 합의됐던 부분이 상당부분 변하는 과정이 있었다. 도시과학대의 한 교수도 “서로가 성실하게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아직까지 대학본부와 학생들간에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우리 대학에 94년도에 구성되었다가 지금은 유명무실해진 대학발전협의회와 비슷한 위상을 가진 기구의 설립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본관점거 사태해결을 위한 학생처와 학생들간의 대화과정에서도 대학발전협의회의 신설이 논의됐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단순히 기구의 신설 같은 제도의 변화에 앞서 서로간에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와 같이 서로가 불신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논의기구를 만들어도 별다른 합의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서로를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며 총학생회도 대화주체로써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학생회가 과거 운동권 지향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을 포괄하며 문화행사 등에 좀더 신경써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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