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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난쟁이’를 위한 연대
사회부 한민수 기자  |  idkh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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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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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나는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국가보안법 위반 수배자, 철거민, 동성애자 등 다양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더욱 괴롭히는 것은 사회라는 거대한 교실 안에서의 ‘왕따’이다. 그리고 이들은 소위 말하는 기득권 층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소외 받고 있었다. 왕따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에만 있는 게 아니라던 말이 기억난다.

이들은 왜 소외받고 있는 것일까. 그들이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로 그런 것일까.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힘’이 없는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권력과 제도와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끊임없이 고통을 당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알릴 수 있는 통로를 가지지 못한다는 점에서 삶의 존엄성을 박탈당한 사회적 난쟁이들이다.

요즘 여기저기서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 또한 예전에 비해 상당히 긍정적이다. 문제는 이 목소리에 반응해야할 거인들의 움직임에 있다. 거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개인이 소유하기에는 너무나 큰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인들은 자신의 소유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심지어는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 정치권과의 담합, 언론과의 결탁 등. ‘벼룩의 간을 빼먹는다’고 했던가.

그러나 이미 사람들의 눈을 가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수평적인 의사소통 통로들의 증가로 인해 음지에 거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자연적으로 공론화 되고 있다. 우리 나라의 많은 시민 단체들은 ‘인권’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활발한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으며, 정론직필(正論直筆)을 고수하는 각종 진보언론들도 인권수호의 메시지들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각종 ‘안티(anti)’의 움직임들도 결국 인간의 기본적 권리라는 궁극적인 가치를 되찾기 위한 활동이다. 이러한 흐름들은 소인국의 걸리버를 꼼짝도 못하게 만든 가는 밧줄들을 연상케 한다.

난쟁이들이 속속들이 거인의 주위로 모여들고 있다. 난쟁이들의 목소리에 사람들도 저마다 하나씩 밧줄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결코 단순한 사회적 현상이 아니다. 이는 선택받은 거인들의 세상을 바꾸어 나가기 위한 역사적 대세일 수 있다.

21세기의 키워드 중의 하나는 인권이다. 인권이라는 단어 밑으로 밧줄을 들고 모여들고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 또한, 21세기의 거대한 흐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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