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현대의 문화는 실상 공동체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태된 삶의 양식이 아니라, 뭔가에 의해 만들어져 주입된 감이 없지 않다. 영화, TV, 잡지 등이 보여주는 형형색색의 이미지들은 바로 문화라는 중립적인 이름으로 가장하여 우리들을 주눅들게 하는 억압적인 가치들을 만들어낸다.

언제부터인가 신체와 외모의 특징을 빗대어 사람을 희화화하는 농담들이 유행하게 되었는데, 이는 실제 삶에서 별 도움이 안되는 콤플렉스를 유포시키는 것 같다. 인간은 의외로 나약하고 환경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동물이다. 나와 우리가 합의한 진실한 가치가 아니라, 가벼운 농담같은 허위가치들이 대중문화라는 탈을 쓰고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는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숙고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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