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의 인터넷 문화에 대하여

‘선영아 사랑해’ 얼마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글귀이다. 지하철과 버스, 길거리, 사방에 붙어 있는 이 문구가 무슨 목적으로 쓰인 말인지를 알 수 없었기에 많은 추측만 있었을 뿐이다. 결국 그것은 miclub.com이라는 여성 인터넷 사이트의 광고로 밝혀졌다.
한 인터넷 사이트의 광고가 사람들의 얘깃거리가 될 정도로 우리는 ‘정보의 바다’라 일컬어지는 인터넷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지하철이 인터넷 사이트 광고로 뒤덮인지는 이미 오래다. TV에서도 인터넷 관련 광고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은 인터넷을 통해 수강신청을 하고 자료를 검색해서 과제를 한 다음 E-mail로 제출한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인터넷은 어느새 생활 깊숙이 자리잡았다.

우리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100명의 학생 중 45명이 하루에 1시간에서 3시간 가량 인터넷을 하고, 거의 하지 않는다는 학생은 7명에 불과하다. 또한 84%의 학생들이 1개 이상의 동호회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은 우리 대학의 학생들도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하는 일들은 대개 비슷하다. PC실 인터넷 사용 목록을 살펴보면 눈에 띄게 중복되는 주소들이 있는데, www.yahoo.com이나 www.daum.net, www.uos.ac.kr 등이 그것이다. 정보 검색을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탈 사이트가 yahoo이고, 대부분의 학생이 하나씩은 갖고 있는 E-mail계정이 daum의 hanmail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가장 주된 목적이 E-mail 이용과 자료검색 및 다운로드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넷맹’인 사람이라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수강신청이다. 99년도 1학기부터 우리 대학도 수강신청을 인터넷을 통한 방식으로 전면 개편했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서는 수강신청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www.uos.ac.kr은 우리 대학의 홈페이지 주소이다. 여기에서 학생들이 주로 들어가는 곳은 학과 홈페이지이며 그 외 학사정보나 새소식, 강의관련 자료를 얻기 위해서도 학교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단대별 PC에서 열어본 사이트 목록을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많이 검색되는 사이트가 단대별로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터넷이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하나의 매체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법정대의 경우에는 정부 관련 사이트나 고시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가 많이 이용되는 반면, 경상대와 같은 곳은 보험이나 금융, 주식, 유통과 같은 경제 관련 사이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학과의 특성에 따라 관심사가 다르고, 이에 따라 인터넷의 사용 분야가 조금씩 다른 것이다. 한편 남학생들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병역, 병무청 홈페이지와 이동통신의 보급에 따른 이동통신 업체의 홈페이지, 취업난을 반영하듯 취업관련 사이트가 많이 이용되는 것은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하고 있다.

87%의 학생이 우리의 일상적 삶에 인터넷이 매우 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한 것은 눈여겨 볼 일이다.

그런데도 우리 대학의 PC시설은 상당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100명 중 55명의 학생들이 PC실 컴퓨터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고, 관리 소홀과 환경의 열악성 또한 문제점으로 꼽았다. 오인성(토목 95)씨는 PC실을 사용하는 데 있어 “사용 시간이 너무 제한되어 있고, PC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인터넷의 파급율에 시설의 보급율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학생들이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인터넷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할 듯하다.

(이 기사는 5개 단과대 PC실의 인터넷 사용 목록 조사와 100명을 대상으로 6월 1일 실시한 설문조사를 기초로 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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