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이 지난 달 30일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서관 이용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도서관 2층 개가열람실과 3층 자유열람실의 이용에 가장 큰 불편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관 이용 시 가장 불편한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35%의 학생이 “개가열람실의 도서가 부족하다”고 답했고, “자유열람실의 좌석을 맡기가 힘들다”고 말한 학생도 20%나 됐다. 그밖에 “짧은 도서대출 기한(17%)”, “매점 및 복지시설 이용 불편(13.25%)”, “소지품 도난(10.25%)” 등의 문제도 지적됐다.

개가열람실 이용과 관련하여 “도서가 부족하다”고 답한 학생들 가운데 “열람하고 싶은 책이 도서관에 구비되어 있지 않아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반이 넘는 53.5%의 학생이 “그렇다”라고 대답해 도서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도서부족은 우리 대학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현재 중앙도서관에는 총 38만 권(99년 12월 기준)의 장서가 구비되어 있고, 매년 4만여 권의 도서가 보충되고 있다. 올해 도서구입비 항목의 예산확충(3억 원 증액)으로 작년보다 5천여 권의 책을 더 구입할 수 있게 됐지만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몇 년간 도서 이용시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대해 중앙도서관 수서담당 박수정 주사는 “기존에 교수들의 연구에 필요한 자료들만 수의계약을 해왔다”며 “학생들의 희망도서 역시 소액 수의계약으로 지금보다 빨리 구입해 도서부족 문제를 다소 해소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열람실 이용과 관련하여 “도서관 좌석의 자리를 맡기가 힘들다”고 답변한 학생 중 “자유열람실에 빈 좌석이 없어 그냥 돌아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0%의 학생이 “있다”라고 답해 지정좌석에 대한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시험기간에 극명하게 드러난다. 열람실 자리를 맡아 놓고 좌석을 그대로 방치해 두거나 친구들의 자리를 대신해서 맡아주는 모습이 자주 발견된다. 이에 대해 중앙도서관 사서과 홍성덕 과장은 “자리를 대신해서 맡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시험기간 동안 1,288석에 해당하는 스티커를 배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이 선호하는 창가자리나 구석자리의 지정좌석화를 방지하기 위해 열람실을 홀·짝수일 별로 개방, 또는 폐쇄하는 조치가 이미 시행되고 있다.

각 단과대 도서관을 얼마나 이용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53%)”, “가끔 이용한다(39.5%)”, “자주 이용한다(7.5%)” 순으로 응답해 중앙도서관 분산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실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단과대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책상이나 의자가 낡아서(31%)”, “방음시설이나 환기시설이 없어서(22%)”로 답해, 단과대 도서관의 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열람실의 문제는 이용 학생들의 의식을 개선해 나가면서 차츰 보완할 수도 있겠지만, 개가열람실의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몇 십만 권에 해당하는 도서를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낙후된 도서를 개선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소액 수의계약으로 필요한 책을 빠른 시일에 비치하겠다는 방안도 미봉책에 불과하다. 따라서 개인이 필요한 도서를 구입해 사용한 뒤, 도서관이 이러한 책들을 정가보다 싸게 구매하는 등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