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통계학과는 전자전기공학부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로 명칭을 변경한 것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전산통계학과에서 전자전기공학부 명칭변경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안상현 교수(전산통계)는 “이미 전산통계학과의 전공영역에 포함돼 있는 학문을 다른 학과의 전공 영역에 넣는 것은 타분야 학과의 전공을 침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규식 전자전기공학부장은 “현재 전자전기에서 다루고 있는 컴퓨터 관련분야로 컴퓨터 엔지니어링이 있는데, 이는 컴퓨터 설계와 같은 하드웨어를 담당한다. 전산통계학과에서는 운영체제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그러므로 전자전기공학부에 ‘컴퓨터’라는 명칭을 부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산통계학과는 지난 2월 학과개편안 작성시 학생들이 서로 상이한 두 개의 학문을 배워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 2천년 신입생 모집시부터 전산학과와 통계학과를 분리할 것을 주장했으나 수학과와 전자전기공학부에서 반대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자전기공학부에서 명칭변경 주장이 나온 것은 98년도부터이다. 당시 학교사정에 따라 이 주장은 보류됐고, 올 초에 다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전산통계학과는 전자전기공학부의 명칭변경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 3월 달에 보냈으나 당시 행정착오로 인해 대학본부에 전달되지 않았다. 전산통계학과 교수들은 이후에도 기획발전처장에게 사석에서 전산통계학과의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5월 3일 교무위원회에서는 전자전기공학부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로 명칭을 변경하는 안을 승인했다. 전산통계학과 교수들에 따르면 이날 교무회의 결과가 통보되지 않아 이러한 결정을 5월 8일에야 소문을 통해 알았다고 한다.

전산통계학과는 10일 교무회의에 참가해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교무회의 결과는 전과 동일했다. 대학본부는 전자전기공학부 명칭변경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기획발전처 계장은 “전자전기공학부 명칭변경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루어진 사안이다. 전산통계학과의 경우에도 교수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학과명칭을 ‘컴퓨터·통계학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상현 교수는 “학과명칭변경을 기획발전처에 요구한 이유는 본부 보직자들이 전산학이 컴퓨터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해 이번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전자전기공학부 명칭변경 때문에 피해를 보는 우리 학과에 대한 보상차원으로 여기면 안 된다”고 했다.

학과 개편에 따른 두 학과간의 갈등은 대학본부가 의사조절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산통계학과 학과장은 “한 학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타학과의 명칭변경 사실에 대해 우리는 전혀 통보받지 못했다. 또한 학과개편을 심의하는 교육발전위원회와 기획발전위원회에서 우리들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전산통계학과는 장기적으로 컴퓨터 전공 학과의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최근 컴퓨터 관련 학문이 점차 통합 되어가는 추세이고, 컴퓨터 관련 업종은 사회적 수요도 크기 때문에 컴퓨터 전공학과의 독립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자전기공학부의 한 교수도 “현재 전자전기에서 가르치는 컴퓨터 엔지니어링과 전산통계에서 담당하고 있는 컴퓨터 사이언스라는 학문이 서로 비슷한 측면이 많아서 통합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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