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 마시라

늙지 마시라
더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
세월아, 가지 말라
통일되어
우리 만나는 그날까지라도

이날까지 늙으신것만도
이 가슴이 아픈데
세월아, 섰거라
통일되어
우리 만나는 그날까지라도

너 기어이 가야만 한다면
어머니 앞으로 흐르는 세월을
나에게 다오
내 어머니 몫까지
한 해에 두살씩 먹으리

검은빛 한오리 없이
내 백발 서둘러온데도
어린날의 그때처럼
어머니 품에 얼굴을 묻을 수 있다면

그 다음엔
그 다음엔
내 죽어도 유한이 없으리니
어머니 찾아가는 통일의 그 길에선
가시밭에 피흘려도 아프지 않으리

어머니여
더 늙질 마시라
세월아, 가지 말라
통일되어
우리 서로 만나는 그날까지라도

-오영재


고향
이미 우리에게는
태어난 곳이 고향이 아니다
자란 곳이 고향이 아니다
산과 들 달려오는
우리 역사가 고향이다

그리하여 바람찬 날
우리가 쓰러질 곳
그곳이 고향이다

우리여 우리여
모두 다 그 고향으로 가자
어머니가 기다린다
어머니인 역사가 기다린다
그 고향으로 가자

-고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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