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대학교류를 전망한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TV를 통해 상영되는 평양소년예술단의 공연이나 교예단의 묘기는 남북화해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남북문화교류사업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가운데 정부간 교류를 넘어 민간교류까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남북교류사업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단체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대학사회다. 남북협력시대에 대비해서 대학 이미지상승 효과, 학술 교류, 학생 답사 등 다양한 관심사가 남북대학교류에 반영되고 있고 학생, 교수, 대학본부 모두 남북교류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학간 교류에 가장 큰 진척을 보이고 있는 대학은 서울대학교이다. 서울대학교는 북한 유적답사 및 김일성대학과의 교류를 추진 중이며 서울대 총학생회와 학생, 교수가 참여할 계획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6월 중 통일부에 북한주민 접촉 승인을 받은 이후 7월 말에 중국 북경의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방문신청서를 접수했다. 서울대총학생회는 “결과는 한 두달 이후 통보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안으로 방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대학생으로는 최초로 공식적인 통일부의 방북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식절차를 밟은 방북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 승인을 받기 전에 대학 본부의 승인이 필요했는데 이는 그 동안 대학생 방북의 족쇄로 작용해 왔다. 남한 내 반북정서의 영향으로 방북학생들이 통일운동에 가담하는 것을 대학당국이 부담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대학생방북은 대학문을 넘어서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급류를 타듯 빠르게 개선됨에 따라 각 대학들은 이제 남북대학교류와 재학생 방문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또한 이화여대, 경일대 등의 대학은 학생교류와 함께 교수들의 학술교류를 함께 추진하고 있으며 배재대, 숭실대 등은 통일에 대비해 북한 내 캠퍼스를 세우는 21C 대학 청사진까지 구상 중에 있다.

대학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학생연합단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은 수 년째 추진중인 방북 취재를 올해에는 꼭 성사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북취재 공동기자단 단장 서울여대 학보사 이보영 편집국장은 “각 대학 학생기자들이 방북하여 북한의 현실과 문화를 대학생의 눈으로 담아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대학 중 서강대, 동국대 학보사는 총장승인 이후 통일부의 방북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한총련 계열의 운동권 학생단체 역시 합법적인 방북을 시도하고 있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김책공대 학생들과 서신교환을 가졌고 본격적인 자주교류를 가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대학교류를 담당하고 있는 통일부 교류 1과의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교류를 위한 방북신청은 소폭으로 늘어난 정도이나 그와 관련한 문의전화는 급증한 상태”라고 말하고 정부도 대학교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북창구가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 제한돼 있는 데다 각종 민간교류 사업에 대학교류는 사실상 뒷전에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이 경제적 실리에 우선을 두고 심사를 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강대욱 부총학생회장은 “금방이라도 통일이 될 것 같은 사회적 분위기에 비해 민간차원교류는 닫혀 있는 느낌이었다”며 대학교류의 확대를 위해서 방북절차의 간소화와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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