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여론

대학교육의 기본목표 중 하나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의 양성이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우리대학 교과과정을 보면 “정말로 전문인력의 양성이 가능한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학과나 학부의 여건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2000∼2001년도 학교 요람을 보면 졸업을 위한 전체 최소이수학점인 130(법학과는 140)학점에서 최소전공필수학점은 9∼59(평균 15.4, 단 수학, 행정학과는 0), 전공선택은 10∼45(평균 27.8)이고, 교양필수는 10∼16(평균 13.1), 교양선택은 11∼20(평균18.7)을 이수하면 된다. 이들 최소이수평균학점은 78.6학점으로 130학점 기준으로 나머지 51.4학점은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에 학생이 최소 전공학점만을 선택한다고 하면 43.2학점이고 과목 당 3학점으로 환산하면 14.4과목만이 소위 전공교육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체 130학점, 약 43.3과목의 33.2%이다. 극단적인 결과라고 치더라도 제도적으로 대학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과과정의 문제점을 단면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학교나 학과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전공관련학점의 이수를 규정하고 나머지는 자유로운 학생의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 각 학과마다 보통 전공관련 최소학점이수가 3학년에서는 12∼18학점, 4학년에서 6학점이라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3, 4학년에서 최소 등록학점인 65학점 중 18∼24학점(27.7%∼36.9%)만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전공교육시간인 것이다. 따라서 전문인력의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시기에 학생의 선택에 따라서는 절대적으로 전공교육의 충실성을 기대하기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00/8/28) 총학생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수강신청 변경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응답학생 219명 중 기타 의견에 내용에는 수강변경에 대한 의견 외에 많은 경우가 ‘들을만한 과목이 없다’나 ‘교양과목의 다양성’과 같은 개설강좌수의 증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는 바로 최소전공학점 이외의 전공관련과목 수강기피에 따른 하나의 문제점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갖게 한다.

앞서 우리가 우려하는 전문 인력의 양성을 위한 전공교육의 부실을 막기 위해서는 학생과 교수 그리고 학교당국의 공동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교수들은 학과 전공에 대한 비젼을 학생들에게 제시해야하며, 학교 당국은 이와 같은 전공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제도적 방안을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선택한 학과의 전문인력의 주체가 되는 학생여러분의 전공에 대한 애착과 보다 신중하고 사려 있는 수강신청을 다시 한번 기대하는 바이다. 이는 바로 21세기를 경쟁하여야 하는 우리 서울시립대학교의 장래와 전혀 무관치 않음을 우리 모두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진원 교수 (환경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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