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공간, 나의 대학생활

오늘 하루도 우리가 수없이 접할 수 밖에 없었던 광고물들. 광고에 대해서는 극단의 폐지론에서부터 열렬한 추종의 수준에 이르기까지 개인마다 실로 다양한 입장을 갖고 있겠지만, 일단 광고에 생의 첫 뜻을 둔 나로서는 광고 당위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길을 밟는 여정의 소감을 소박하게나마 이야기해보고 싶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광고의 제반 과정 속에는 먼저 문제가 있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려는 전략적인 사고가 숨어 있다. 그러한 과정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특정한 문제 상황의 본질을 이해하고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낼 수 있는 시각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새내기 시절, 멋도 모르고 그런 광고에 흥미를 느껴 과 선배들과 함께 광고 공부를 시작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틀 밤을 고심한 끝에 adbug(광고벌레)라 이름짓고 나름대로 새 소모임의 전통을 세우려 애썼던 기억은 아직도 선연하다. 이제는 초기의 멤버들 중 현재 남아있는 사람은 혼자뿐이지만, 그 때 못지 않게 마음 든든한 이유는 지금도 같은 꿈을 가진 선·후배들의 열정이 있고, 그 열정으로 여전히 adbug이 그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여름 한 광고 대행사에서 주최한 공모전에서 뜻하지 않게 수상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러한 열의들이 고스란히 모여 힘을 발휘한 소중한 결실이었다고 생각한다. 후끈한 강의실 속에서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매일같이 공모전 준비에 시간을 쏟아 부으면서도 서로 지친 기색없이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과정은 실로 그 결과 보다 소중하고 값진 체험이 아니었나 한다.

아직도 실력은 턱없이 모자라고 가야할 길은 멀다. 단지 그러한 여정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우리에게 꿈의 끈을 놓지 않도록 다독여 주는 큰 위안이 되어 준다.

윤덕현 (국어국문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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