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같은 애정으로 살아온 20년

“부부는 서로 존중하고 도움 주는 제일 친한 친구죠.” 최근희·이복실 동문은 현재 도시행정학과 교수와 여성부 정책관리심의실 심의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들의 학창 시절은 도전과 노력으로 점철된다. 이 동문은 여성이라는 제약을 무릅쓰고 행정고시에 도전해 새벽 별 보며 등교해서 저녁 별 보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최 동문 역시 낮에 공부하고 저녁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주독야경’했다.

최 동문은 “캠퍼스 커플이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지요”라며,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과 배려가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들의 노력은 결혼과 함께 결실을 맺는다. 최 동문이 카이스트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는 가운데 84년 12월 결혼식 당일 이 동문의 행정고시 합격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 동문은 우리나라 행정고시 사상 네번째 여성 합격자로 기록됐다. 그는 이때 교육부 산하 경기도 교육청에서 공무원으로서 첫 발을 디딘다.

하지만 최 동문이 혼인 한 달 후인 85년 1월 루이지애나 주립대 경제학 석사 과정에 입학하면서 그들은 결혼과 동시에 ‘생이별’을 해야 했다. 신혼의 단꿈을 포기했던 만큼 최 동문은 학업에 매진했고 장학금을 받으며 루이지애나 대학 석사와 USC 남가주대학 박사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90년에는 국비유학 자격을 얻은 이 동문이 같은 대학원 교육행정학과에 입학하여 미국에서 제2의 신혼을 꾸린다. 이 동문은 교육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은 것을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요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면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서로 얼굴을 볼 수 있을 만큼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이 동문은 정책관리실을 이끌면서 기획, 예산 등 여성부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최 동문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과 더불어 ‘환경정의시민연대’와 ‘APEX(Asia Pacific Environmental Exchange)’라는 환경감시단체에서 정책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겸하고 있다.

이 동문은 “가정생활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여 남편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 동문은 “여성의 사회 참여는 대의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며 후원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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