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대의원 조석진씨 인터뷰

“너는 한총련이기 때문에 북의 대남적화노선에 동조한 것이야”
요즘에는 누구나 북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느냐는 조석진(국민대 94)씨의 질문에 대한 검사의 답변이다. 더 정확히는 “학자나 언론인들이 얘기하는 북한 이야기는 학자나 언론인이기 때문에 한 것이고, 너는 한총련이지 않느냐”는 노골적인 반응이었다고 한다.

조석진 씨는 현재 국민대학교 사회대학 학생회장으로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대의원으로 활동중이다. 조 씨는 지난 7월 25일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농민대회에 참가했었다. 이날 마로니에 공원에서 종로까지의 행진을 마친 후 조 씨는 오후 10시경 길음 역 출구에서 뒤따라온 경찰들에 의해 연행되었다.

“이적 단체로 규정된 한총련의 대의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체포영장만 제시하면 언제든지 연행될 수 있는 거죠. 다들 각오하는 거지만”라고 당시의 일에 대해 조 씨는 잠시 언급했다. 총선 관계로 올해 6월 23일, 예년과는 조금 늦게 만들어진 한총련 대의원들에 대한 체포영장은 1년의 효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효력기간 내 언제든지 연행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제가 있던 서울 구치소가 워낙 큰 곳이라 롯데호텔, 축협, 민혁당 사건 등으로 들어오신 선배들한테 많이 배울 수 있어 오히려 좋은 점도 있었어요”라고 조씨는 구치소에서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답했다. 지난 7월 25일에 연행되어 서울 구치소에 있다가 9월 21일 풀려난 조씨는 작년 군대에서 제대한 후 총학생회 연대사업부장으로 활동했고, 올해 사회대학 학생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복학 후 학생운동활동 때문에 주변의 우려가 없었냐는 질문에도 조씨는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학생운동을) 많이 안 하는 것뿐이지 힘들지는 않아요”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한 쪽에서는 계속 잡고, 다른 한 쪽에서는 계속 풀어주고 정말 우스운 일이죠”라며 조씨는 현재 사회분위기와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잇따른 한총련 대의원의 연행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씨가 구치되어있던 기간은 다른 한총련 대의원들에 비해 약간 길다. 운이 없게 검찰 관계자들의 휴가기간에 잡혀서 그렇다고 조 씨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검사가 이런 소리를 하더라고요. 법원만 넘어가면 나가는데 내가 왜 자료를 빨리 넘기겠냐고” 조 씨가 검사에게 자신에 관한 자료를 왜 빨리 법원에 제출하지 않고 있느냐는 소리에 대한 검사의 답변이었다고 한다. 그만큼 연행의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조씨는 한총련 대의원이 겪는 하나의 통과의례를 지났다는 듯이 모든 일에 관해 잔잔하게 이야기했다.

한총련 탈퇴서를 작성하지 않은 조석진씨는 언제든지 다시 연행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다시 연행된다면 그만큼 제가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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