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MBC에서 방송된 ‘유시민의 100분 토론’은 ‘안티조선일보운동! 언론자유침해인가, 소비자운동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는 지난 8월 7일 ‘조선일보 기고와 인터뷰를 거부하는 지식인 선언’이후 지난 20일에는 ‘조선일보 반대 시민연대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조선일보를 반대하는 안티조선측은 조선일보가 ‘자신들의 수구·기득권적인 관심사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여론조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조선일보에 대해 바른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고 본다.

반면에 또 다른 측에서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에서 언론을 제약하는 운동’이라 비판하고 있다.

안티조선일보 운동이 공영방송에 방송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움직임이 특정 언론매체에 대항하는 최초의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안티조선 운동은 소위 ‘권력집단’으로 행사하는 언론에 대한 견제라는 작은 시각에서부터 더 나아가 우리사회 진보·보수의 양 진영이 안티조선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가지는 거대 담론화의 양상까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안티조선 운동에 대한 또 다른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러한 논쟁에서 가장 활발한 주체들로 지면논쟁을 통해 조선일보 왜곡성 문제를 처음 제시한 ‘인물과 사상’과 ‘당대비평’을 들 수 있다. 문제는 방법론 차원인데 ‘당대비평’ 편집위원 임지현 교수는 ‘조선일보에 기고·인터뷰 거부는 언론의 다양성을 헤치는 요소가 있으므로 다른 항의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같은 방식이 자칫 안티조선에 참가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 내지 인신공격의 방법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논지에 따라 당대비평은 앞으로도 조선일보에 기고·인터뷰를 하되 조선일보가 올바른 논지로 가는 감시자와 조언자의 역할을 맡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결론에 주류 ‘안티조선’측은 자신의 논조를 굽힌 적이 없는 조선일보가 그런 식으로 바뀔 수 있겠나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안티조선이든, 조선일보 옹호론이든, 또는 안티조선 내에서의 방법론에 대한 이견이든 우리나라의 논쟁문화에 불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조선일보에서 주최하는 동인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를 거부한 소설가 황석영씨가 한겨레신문에 자신의 입장을 기고한 이후 안티조선에 대한 지식인들의 논쟁은 더욱 불이 붙었다.

게다가 최근 전국고교 논술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한 고교생이 조선일보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해 화제가 되고있다. 그는 평소 안티조선싸이트 ‘우리모두’에서 조선일보에 대해 반대하던 자신의 입장을 고수한 것인데 이는 일반네티즌들의 안티조선 논쟁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안티조선은 조선일보의 폐간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일보가 본연의 역할을 찾을 때까지 운동을 지속하겠다”는 안티조선측의 말에서 특정 언론의 편집방향에 대한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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