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30일자 M일보에는 “이미 시중은행들이 연내 30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을 감원할 것”이라는 기사가 실린 가운데 올 연말에도 지난 98년과 마찬가지로 대량 실업사태가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이번 구조조정에서도 많은 힘없는 하위직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98년에도 “정부는 구조조정이 성공하여 경제여건이 개선되면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논리로 대량실업을 경제 개혁의 하나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이른바 김대중 대통령이 즐겨 말한 것처럼 “방의 아랫목이 따뜻해지면 윗목도 조만간 따뜻해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미처 ‘윗목’이 따뜻하기도 전에 정부는 ‘성공적인 개혁이었다’는 말을 바꾸어 또 다시 국민들의 이해를 부탁하고 나서기에 이른 것이다.
물론 정부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는데 촉박한 시간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구조조정에 따라 필연적으로 동반될 실업문제는 서민 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에 단순히 다루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이미 기업과 금융계에서는 구체적인 감원계획을 이미 추진하고 있거나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내년도 예산에서 IMF 이후 긴급 예산안이라 할 수 있는 공공산업에 대한 예산이 6000억 이상 책정되어 있다. 다만 문제는 이러한 예산이 말 그대로 공공근로에 국한되어 ‘취업’전 준비 기간이 아닌 땜질식 실업률 낮추기란 지적이 많았다. 이는 정부가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재취업의 기회 제공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질적인 실업을 줄이고, 또 만약 실업이 발생해도 새로운 취업의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98년 이후 대량 실업자가 발생한 이후, 우리 아버지 세대라 할 수 있는 40-50대의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집에서 놀고 있는 가장이 많다. 정부가 진정한 윗목과 아랫목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임시직, 일용직이 아닌 실질적인 재취업 보장 등 다양한 실업대책이 요구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량감원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겨울은 얼마 남지 않았고 시간은 짧다.
조재용 기자
miro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