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문화상’이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1979년 ‘학생현상논문모집’의 이름을 걸고 시작했으니 해(年)로는 이십 년이 넘었다. 20회를 맞는 사이 약간의 변화들이 있었다. 대회 명칭이 ‘전농문화상’과 ‘서울시립대문화상’으로 바뀐 것은 물론이거니와 참여 대상과 모집부문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행사를 가진 것은 1992년부터이니 그 시간이 그리 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외적의 변화에 비해 행사의 목적, 그러니까 창조적인 대학문화의 기반을 다진다는 목적과 입시 위주의 교육적 틀을 벗어나 창조성의 배양과 건전한 교육문화의 조성이라는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아마도 이 목적 의식을 상실한다면 행사의 의미가 없는 것이 될 터이고, 행사 또한 지속적이지 못한 단발성 홍보 행사에 그칠 것이다.

사실 지난 2년 동안 학교 내부 사정으로 인하여 행사를 치루지 못했다. 2년 동안 행사를 지속적으로 치루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이번 년도에 행사를 진행하면서 많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행사의 목적에 맞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응모할 것인가, 또한 문예상에 응모하는 학생 대다수가 행사의 목적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더욱이 현 입시제도에 자신들을 옭아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여하튼 이번 행사에 응모한 총 작품 수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많았다. 시에 응모한 학생 수가 417명, 소설부문에 응모한 학생 수가 108명, 평론부문 응모 학생 수가 28명으로 총553명의 학생이 응모를 했다. 문학이 아날로그적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본다면, 전력을 다해 달리는 디지탈적인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현재 시점에서 문학은 뒤떨어진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리고 세계는 점점 더 빠른 기술력을 요하는 세계로 변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사회는 빠르게 생각하고 즉각적인 조건반사를 나타내는 상상력과 인재를 요구한다. 이번 문화상에 응모한 학생 수를 두고 판단한다면 조금은 느리고 깊은 사고를 요하는 일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학생들에게 많은 격려를 해주고 싶다.

이번 행사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키워주고, 그럼으로써 창조적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 하겠다. 모든 것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질문과 조금은 느리지만 고통스런 사유의 끝에 영롱한 한 줄의 문장이 탄생할 수 있다. 그것은 어쩌면 자신의 숨은 재능, 더 정확하게 말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시립대문화상’은 그들에게 주춧돌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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