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문화상 - 시부문 가작 수상 소감

내게 이런 큰 상이 주어진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너무나 크고 소중하면 깨닫지 못하듯. 어쨌든 이 상으로 하여 고등학교 3년 생활을 멋지게 마감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시조를 쓸 때면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내 나이 때부터 실질적 가장이 되어 갈퀴 같은 손으로 농사일을 하시는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또 아들을 위해서라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 것 같은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시조는 쓰면 쓸수록 어렵습니다.
처음엔 틀에 맞추는 데 애를 썼으나 리듬을 살리는 것은 더욱 만만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조에 자꾸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생각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 친해지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시조를 지으며 나 자신과 친해지는 연습을 하고 있는 지 모릅니다.

알면 알수록 멀어지며 나를 애태우는 시조와 가깝게 해 준 선생님, 내놓기 부끄러운 작품을 뽑아 주신 여러분에게 머리 숙여, 마음 모아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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