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달픈 국토의 막내’, 울릉도에서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섬 울릉도로 갈거나.

금수로 구비쳐 내리던
장백의 멧부리 방울 뛰어.
애달픈 국토의 막내
너의 호젓한 모습이 되었으리니


동쪽 먼 심해선 밖의
한 점 울릉도로 갈거나’

이육사의 시 ‘울릉도’ 中에서


‘장판 같은 날’ 울릉도에 도착했다.
‘장판 같은 날’이란 울릉도 사투리로 바다가 장판같이 평평한 ‘맑은 날씨’를 의미한다.
이런 사투리가 생기게 된 것은 울릉도는 쾌청한 날이 1년 365일 중 50여일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리분지 외에는 평지가 없는 험준한 지형을 가지고 있는 울릉도는 도로를 따라 집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었다.
3無(뱀, 도둑, 공해) 5多(향나무, 물, 미인, 바람, 돌)의 섬 울릉도는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신비의 섬이라 불려지고 있다.

높은 교육열로 인해 다른 지역에 비해 문맹률이 현저히 낮은 곳이기도 하다.
한때는 삼만에 이르던 인구가 하나둘씩 줄어들더니 이제는 약 일만 사백 여명의 주민이 울릉도를 지키고 있다. 유치원 8개, 초등학교 5개, 중학교 5개, 고등학교 1개가 울릉도의 교육시설이다. 학생 수를 보자면 유치원 223명, 초등학교 799명, 중학교 377명, 고등학교 210명으로 초등학생 수와 중학생 수의 차이가 엄청나게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모들의 교육열이 높아서 포항이나 대구 쪽의 고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중학교 때부터 아이들을 포항, 대구 지역의 중학교에 보내는 일이 있다”고 울릉도 군청의 한 관계자는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울릉도 교육청의 남필선(학무과 행정직)씨는 “울릉도가 따로 한 학군으로 지정되어 있어 다른 학군의 고등 교육을 받기 위해 주민등록의 주소를 바꾼다거나 아이를 그 학군에서 중학교부터 다니게 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소수라 경쟁의식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개인지도가 높은 장점도 있다”고 울릉도 교육의 특징을 설명했다.
울릉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고등학교인 울릉종합고등학교는 1954년 울릉수산고등학교로 개교하여, 1970년 울릉종합고등학교로 개편하였다.
종합고등학교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울릉종합고등학교 내에는 해양생산과, 보통과(인문사회과), 정보처리과(상과)의 세 개 과가 한 학교 안에 존재하고 있다. 이 중 정보처리과는 작년에 신설 1, 2학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아이들은 대부분 울릉읍에서 살고 있고, 북면과 서면의 학생은 거의 없다.
현재 울릉종합고등학교의 3학년은 해양생산과 한 반 9명, 보통과 두 반 80명으로 89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 중 13명은 포항, 경북 직업훈련소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울릉종합고등학교의 이일배 교감 선생님은 “세 개의 학교가 한 학교에 있으니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분량이 많습니다”라고 학교의 특성을 얘기했다. 그리고 교과 과정에 대해 “섬이라 해서 교육과정의 차이는 없고요, 다르다면 사람이 다를 것입니다. 여기 아이들은 다른 곳의 아이들보다 때가 덜 묻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등교할 때 몰래 말리고 있는 오징어를 빼먹는 아이들, 올 3월에 생긴 pc방이 한 때 주요 관심사이던 아이들.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다른 곳의 아이들과는 다른 이미지로 다가오는 이 녀석들이 여간 살갑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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