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다 친해요”라고 학교의 장점에 대한 물음에 울릉종합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권현식군은 웃으며 대답했다. “다들 토박이잖아요”라고 말하는 이상희양도 권현식군과 한 반이면서 어려서부터 같이 자라온 친구이다.

이들이 만난 것은 지난 12일 저녁 7시, 수능까지 34일 남은 때였다. “아침에 8시부터 8시 50분까지 보충수업 한 시간, 정규수업은 3시 40분에 끝나고요 또 5시 40분까지 두 시간의 보충수업이 있어요” 그리고 지금은 3학년에게만 있는 야간자율학습 시간이다. “밤 10시까지 해요. 더 공부하는 아이들은 11시까지도 하구요”라고 말들은 하지만 그리 힘든 기색은 없어 보였다.

“심리적 압박감이 좀 있죠. 그래도 고3인데요”라고 권현식군은 애로사항을 이야기했다. “니가?” 옆에 있던 이상희양이 핀잔을 준다. 이양의 핀잔에 무안한 듯 권군은 이양의 어깨를 때린다. 친구끼리의 장난이라고 하기엔 그 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놀라 쳐다보는 나에게 “섬아(이)들이 좀 거칠거요”라고 권군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양도 별일 아니라는 눈치였다. “다른 지방에서 처음 오신 선생님들이 우리 노는 모습보고 꽤 놀래요. 풍기문란이라고도 하고요” 애써 자리를 수습하는 권군이다.

“섬 학교라고 해서 다른 학교들과 별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아요”라고 권군은 육지의 다른 학교와 다른 점이 있냐는 질문에 대답했다. 거기에 반해 이양은 “아(이)들이 우유부단한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우유부단’에 대해 자세히 질문하자 이양은 “아(이)들이 점수가 잘 나오나 못 나오나 될 대로 되라는 식이 많아요”라고 개인적인 견해를 말해 주었다.

권현식군의 꿈은 사업가다. 점수가 되면 포항이나 대구 쪽의 4년제 대학의 경영학과에 다니고 싶다고 말한다. 이상희양은 확실한 꿈은 없지만 카피라이터, 시트콤 작가 등 아직 꿈 많은 소녀다. 이들은 애써 육지 아이들이나 자기들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진정 즐겁게 이야기하는, 그들의 너무나 많은 웃음을 본 나는 ‘순박하다’는 말의 느낌을 다시금 곱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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