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열 열사 30주기 기념사업회’ 인터뷰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30년이 지났는데, 이에 대한 지금의 감흥은
30년 전, 전태일 열사가 분신할 당시 노동자의 삶은 너무나 열악했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점은 30년이 지난 한 젊은이의 죽음이 아니라 이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당신의 상황들이다.
전태일 열사 이후에도 많은 열사들이 있었다. 그들도 많은 상황들 때문에 죽어갔고, 이러한 상황들은 아직도 많이 변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위치는 여전히 약하고, 열사들이 원하는 노동자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일은 아직도 남아있는 숙제이다.

전태일 열사는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가
기념 사업 기간 동안 전태일 평전에 대한 많은 감상문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은 평전을 통해 전태일을 영웅으로 생각하다, 전태일이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밑바닥 인생’을 살았다는 사실과 사회 모순에 항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 모습을 느꼈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람들이 전태일의 삶에서 느낀 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후 노동운동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우리 나라의 노동운동은 어용적인 노동조직에서 민주적인 노동조직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줄기찬 노동법 개정의 시도였다.
YH무역노조, 80년 사북사태, 85년 대우자동차 등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가장 주목할 사건은 87년 노동자대투쟁이다. 87년 노동자대투쟁은 노동자들이 노동문제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전태일 열사의 분신 이후 노동계의 가장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노동자 중심의 민주적 자주적 조직체들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노사정 위원회에서 합의한 주5일 근무제를 어떻게 보는가
이 합의로 주5일 근무제에 대한 이야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표면적으로 보자면 확실한 성과이지만, 그 이면에는 노동자들의 휴가 일수를 줄이려는 등 불합리한 움직임이 보인다. 그리고 영세 사업체들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이 아직도 적용되지 않고 있는데, 영세 사업체에 대한 근로기준법의 확대 또한 필요하다.

앞으로 노동운동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노동환경에 대한 변화들은 많이 있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삶은 아직도 유약(幼弱)하다.
이러한 노동 현실을 개선하고 나아가 많은 투쟁 속에 죽음까지 불사하며 노동환경을 변화시키려한 열사들의 정신을 녹여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전태일 열사 3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평가한다면
아직 전태일 열사 30주년 기념사업이 진행중이라 평가는 추후에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전태일 열사 기념사업은 노동열사들의 정신 계승의 문제보다 현안투쟁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번 30주년 기념사업은 문화제를 통해 열사 정신 계승에 대한 부분을 더 강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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