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철이 다가오면서 우수한 신입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각 대학들의 홍보가 대중매체 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도 눈에 띨만큼 늘어가고 있다. 점차 줄어드는 입시생으로 인해 대학정원을 다 채우지 못할까봐 필사적인 홍보전을 펼치는 경우도 있고, 보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취업시켜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류대학들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우리 대학의 실정은 어떠한가? 입시홍보자료를 보고 우리 대학에 응시했다는 재학생은 거의 없으며, 수험생들도 서울시립대의 홍보물은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몇 년전 서울시민을 상대로 우리 대학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는 10% 미만이었다. 이처럼 대부분의 시민들이 ‘서울시립대학교’가 존재하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데, 우리끼리만 ‘시민의 대학’이라고 부르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 대학의 대학본부는 물론이고, 교수나 학생들 모두가 대학홍보에 대해 철저하리만큼 무관심하다. 싼 등록금과 줄세우기식 입시제도로 당분간 학생확보는 문제가 없을 것이고, 교수와 직원들은 신분이 보장되었으니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상당수의 학생들이 꼭 원해서 들어온 대학도 아니니 그냥 머물다 가면 된다고 방심하다가, 졸업무렵에야 학교의 인지도가 낮아 제 실력만큼 인정받지 못함을 알고 잠시의 분노하다가 이내 팔자탓이려니 하고 체념해버리고 만다. 학생, 교수, 직원은 있으되 ‘대학의 주인’이 없는 탓이고, 밖으로 자랑할 만한 우리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찾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패배주의와 나태함 그리고 자기 혼자 어떻게 살길 찾아보자는 공동체의식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냥 이대로 살다가 죽을 결심이 아니라면, 우리 대학도 이제는 적극적인 대학홍보에 나서야 할 때이다.

대학본부는 항상 예산과 인력이 충분치 않다고 변명한다. 일반회계에서 홍보예산을 확보할 수 없으면, 기성회계에서 마련하고 계약직 홍보전담직원을 더 두면 된다. 기성회계 예산편성시 각 대학이나 학과의 사업들이 과연 대학공동체의 발전을 위한 홍보재원을 희생시킬만큼 절실한 씀슴이인가 하는 것부터 반성해 보아야 한다. 그래도 여유가 없다면 학부모들과 상의하여 기성회비를 조금 더 내면 된다.

홍보에 돈타령만 하는 태도 또한 문제이다. 서울시가 재단인 우리 대학은 대중매체가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우리대학을 알릴 수 있는 무궁무진한 홍보자원을 갖고 있다. 하기에 따라서는 서울시의 모든 공공기관이 그리고 더 나아가 서울시민 전체가 우리의 홍보사절이 될 수 있다. 의지가 없는 것이지, 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조금만 고민한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조그만 사립대학들도 서울시의 지하철역에 교명을 넣거나 병기하는 실정인데, 막상 같은 재단이고 서울시의 중요한 공공기관인 서울시립대학교는 지하철 노선표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러니 서울시민들 조차 모르는 것은 당연하고, 그래도 태연한 시립대인들이 외부에서 공정한 대접을 못받는 것은 자업자득이다.

홍보를 대학본부의 책임으로 미루고 자신들은 방관한 채 비판만 하는 교수와 학생들의 태도가 더 큰 문제이다. 교수들의 연구활동과 사회봉사가 대중매체를 통해 알려지면 그것 자체가 홍보이다. 자원봉사활동에 열중하는 학생들의 ‘서울시립대 마크가 새겨진 옷‘이 바로 가장 효과적인 홍보매체이다. 서울시가 재난을 겪었을 때 그래서 구조현장에 온 매스컴이 집중해 있을 때, 시민들의 세금으로 공부한다는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어디에 있었던가, 그러고도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기 위해 시민의 세금을 더 지원해야 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반성해 볼일이다. 교수와 직원들이 자동차에 달고 다니는 배너나 지하철문화제에 참여하는 예대학생 또는 동아리의 교외활동 등 모든 것들이 우리 대학을 홍보할 수 있다.

이제 대학홍보는 우수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 뿐만 아니라 대학의 인지도를 높혀 졸업생들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마게팅전략’의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연중 어느 때나 다양한 형태의 이미지홍보로 발전하고 있다. 결국 대학홍보는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높혀주는 계기가 되고, 궁극적으로는 대학공동체의 정체성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대학경영전략의 하나이다. 이제나마 대학홍보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대학 구성원들 모두의 각성과 특히 대학본부의 전략적인 홍보대책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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