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육원장으로서 외국교환학생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외국에 가서 무엇을 가장 배우고 싶냐고 묻곤 한다. 그러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가고자 하는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가장 배우고 싶다고 대답한다. 옳은 말이다. 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나라에서 생활하는 것이고, 이것이 또한 외국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취지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교환학생에게 바라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우리 문화를 공부하고 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내가 기대하는 바는 학생들이 외국 문화를 접함으로써 우리 문화를 좀더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는 당연한 생활양식이지 어떤 판단이나 분석의 대상이 아니다. 이 경우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판단하고 자기 문화를 절대화시키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즉, 우리 문화를 다른 문화와 비교하여 객관화시킬 수 있을 때, 우리는 우리 문화의 고유한 특징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다양한 문화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국제화는 ‘우리 문화 성찰’이라 할 수 있다.

우리대학은 최근 국제화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대학은 두 개의 방향으로 국제화를 전개하고 있는데, 하나는 ‘학교 바깥으로의 국제화’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 안에서의 국제화’이다. ‘학교 밖 국제화’란 우리학생들을 외국에 보내서 국제화 마인드를 고양시키는 것인데, 교환학생제·복수학위제(dual degree)·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방학 중 어학연수·선진도시탐방·해외 인턴십 등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학교 안 국제화’는 캠퍼스 안에서 다양한 외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학교에서는 외국인 교수와 외국인 유학생, 교환학생의 수를 매년 늘려 나가고 있다. 또 국제여름학교와 글로벌 ‘S’ 카페를 운영하여 교내에서 쉽게 외국문화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물론 우리대학에 국제교육원이 만들어진 지 채 3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라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앞으로 더 많은 나라, 더 많은 대학과 교류협정을 체결하여 국제화프로그램을 양적으로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제화프로그램의 질적인 면을 보면, 우리대학만큼 충실한 내용으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학교도 그리 많지는 않다.

그렇기에 국제화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한사람으로서 나는 가능하면 많은 학생들이 국제화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를 바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대학의 국제화 혜택은 부익부 빈익빈 경향을 보이고 있다. 몇몇 학생들은 규정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여러 개의 국제화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반면, 아예 국제화 프로그램 자체를 모르는 학생들도 너무나 많다.

위에서 말했듯이 국제화가 우리문화의 성찰과 종합적인 사고를 위한 것이라면, 국제화는 몇몇 특정 학과의 학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대기업에 취직하려는 학생이건, 공무원이 되려는 학생이건, 전문직에 종사하려는 학생이건, 국제화는 이제 누구에게나 필요한 덕목인 것이다.
우리대학 학생 모두가 한 개 이상의 국제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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