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후 법체제를 준비하는 검사

김재구 동문은 지난 92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후, 현재는 수원지방검찰청 조사부에서 고소·고발사건조사 및 민원처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사법고시를 패스해야겠다”는 소신을 가지고 합격을 위해 꾸준히 준비했던 ‘노력파’이다.
그는 학교에서 배우는 전공 공부 이외에도 부족한 부분은 학내 특강을 찾아 들으며 공부했다. 하지만 공부하면서도 틈틈이 책을 읽어, 이때 얻은 지식들은 훗날 그가 검사 생활을 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학창시절 재미 삼아 읽었던 심리학 서적들이 범죄 심리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요.” 그는 주로 프로이트와 융을 비롯한 정신분석학자들의 책을 많이 봤고, ‘꿈의 해석’, ‘정신분석 입문’ 등은 그가 특히 재미있게 읽은 책들이다.

“법질서 확립은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는 그는, 공부하는 게 힘들 때마다 통일 후에 한국의 검사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고 한다. “남한과 북한의 법 체제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통일 이후 검찰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죠.” 나라를 위해 어떤 중요한 일을 한다는 점에서 검사라는 직업이 매력적이었고, 이런 이유로 훗날 검사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요즘에도 과중한 업무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학창시절의 신념을 떠올리며 묵묵히 이겨내고 있다. 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는 그 일 때문에 생기는 게 아니라,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검사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은 때때로 그를 ‘기죽게’ 만든다.

“사람들은 검사라고 하면 그저 ‘놀고 먹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한다”고 그는 말한다. 형사사건의 수사, 피의자의 기소, 조사 등은 검사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는 “학업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이 있다면 생각을 고쳐야 한다”며, “일이 안 풀릴 때마다 주위 환경을 탓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덧붙여 “앞에서 끌어주는 선배가 없다고 불평만 하지말고, 나 역시 후배들에게 선배라는 생각으로 살아야 한다”며 후배들에게 스스로 채찍질 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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