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로부터 온 ‘소솔바람’

매일 3층 도서관 열람실 앞 신문 진열대에 서서 신문을 한 글자 한 글자 성의껏 읽고 있는 사람. 그녀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몽골 학생 소솔바람(국사 01)씨다. 그녀는 외형상으로 영락없는 한국인이다. “가끔씩 명동이나 동대문에 쇼핑을 나가면 길을 물어오는 사람들 때문에 때로는 당혹스럽기도 해요”라며 그녀는 한국인으로 오해 받았던 경험을 말해준다.
그녀는 몽골에 있을 때부터 한국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뒤 몽골 국립대학교 한국어과 조교로 2년 동안 있으면서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 유학을 결심했고, 지난해 우리대학 국사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소솔바람씨는 한국 사람들이 참 따뜻하고 친절하며,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작년 여름방학 때 고려대 어학당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으면서 비로소 존댓말을 쓰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한다.
존댓말까지 쓰는 그녀, 한국 음식이 입에는 맞을까? “몽골에 한국 사람이 많이 살아서, 한국 식당이 되게 많아요. 대학생 때 한국 식당을 자주 가서 한국 음식을 많이 먹었어요.” 한국의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소솔바람씨는 자취를 하면서 이제 한국 요리도 제법 잘하게 되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한국의 술 문화는 아직 힘들단다. “한국 사람들은 정말 술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희 학과에서 답사를 가면 꼭 늦게까지 술자리가 있거든요. 전 술을 잘 못 마시기 때문에 늘 거절해요.”
소솔바람씨는 가족이 보고 싶을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한다. “매일 가족들과 전화를 하는데도 그리움이 쉽게 없어지지 않아요.” 그녀의 주변에는 늘 몽골 친구들과 한국 친구들이 있지만 항상 무언가 쓸쓸함이 느껴진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몽골에 돌아가서도 계속 한국어를 전공할 계획인 소솔바람씨는 몽골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과 교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우선 2005년 졸업까지 더 많이 한국을 느끼고 한국을 배우겠다는 그녀는, 오늘도 도서관에서 그 꿈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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