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와 공간정보공학
‘공간정보’라 함은 문자 그대로 공간상에 존재하는 현상에 대한 정보를 의미한다. 이 때 ‘공간’은 넓게는 전 우주를, 좁게는 지구공간을 의미하며, 지표 뿐 아니라 지상과 지하의 공간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또한 공간에 존재하는 현상은 지형지물이나 구조물과 같은 형태를 가지는 현상은 물론이고, 토지의 용도, 경계, 지표의 높이, 풍속, 토양, 공기의 오염도, 교통량 등과 같이 인간의 사회 경제적 활동이나 자연현상 등 공간상에 표현될 수 있는 모든 무형의 현상도 포함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지구상의 지형이 정확히 알려지기 이전의 시대에는, 인간들이 관심을 가진 공간정보는 주로 지형에 국한되었으며, 지리상의 발견과 이와 관련된 지도의 제작에 많은 노력을 들였었다. 19세기 이후부터는 토지이용, 경제활동, 교통 등 인간의 활동이 다변화되고 고도화되면서, 공간정보에 대한 요구도 다양한 종류와 수준으로 변모하게 되었고, 공간데이터를 측량, 구축, 표현하는 기법도 발달하였다.

특히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컴퓨터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의 급속한 발달과 더불어 공간상의 위치정보와 각종 현상을 정밀하게 파악하거나 이를 분석, 표현하는 관련 기술들이 발달하였는데, 이들을 ‘공간정보기술’ 또는 ‘공간정보공학’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공간정보공학을 정의한다면, 공간데이터를 수집, 저장, 관리하고, 그 데이터를 처리하여 공간분석을 수행하며, 그 결과를 표시하거나 종합하여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공학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정보 관련 기술분야
공간정보 분야의 관련 기술들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다양한 새로운 기술들이 집약되고 중첩되어 오늘날의 공간정보기술을 가능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서 GIS는 공간정보 분야를 발달시킨 대표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각종 관측 장비들이 정밀해지고 고도화된 것과 더불어, 인공위성을 이용한 분야들 가운데 원격탐사나 GPS와 같은 기술이 발달하여, 보다 광범위한 지역을 관측하고, 정확한 측량이 가능해 지게 되었다. 또한 컴퓨터와 함께 네트워크, 무선통신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공간적으로 분산된 지역에서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를 할 수 있게 되고, 보다 신속한 정보의 보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공간정보기술의 발전 동향
우리나라의 공간정보기술은 95년 이후 수치지형도 제작으로부터 시작하여 주제도와 지하시설물의 전산화, 각종 업무시스템 개발의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 최근에는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더불어 공간정보 관련 기술들도 보다 정확, 정밀, 다양해짐에 따라 활용의 폭도 커지고 있고 정부, 산업체에 이어 일반 대중들에 의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GIS가 관련 공간정보 기술들을 포괄하는 의미로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이렇게 GIS로 대변되는 공간정보 기술들은 이제 주류 IT 분야들에 합류하고 있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반인들을 타겟으로 한 GIS 응용 시스템들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인터넷기반 GIS, 3차원 GIS, Mobile GIS, LBS(위치기반 서비스)와 같은 기술들을 들 수 있다.

현대의 공간정보 관련 기술들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의 기술적 발달의 산물들이 “공간정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통합, 중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측량, 통신, 컴퓨터, 인공위성, 모바일기기, 정보처리기술, 소프트웨어기술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각종 연구방법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공간정보 시장이 개척되어 가고 있고 새로운 응용시스템 분야가 창출되어 가고 있다.

과거의 종이지도를 디지털화하는 정도로 시작했던 공간정보 응용분야는, 오늘날 네트워크와 모바일기기를 통해 지리정보를 서비스 받는, 그야말로 장소에 구애되지 않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에서의 공간정보의 활용이 현실화 되고 있다.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시장의 형성이나 정부의 투자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집중되고 있어 향후 공간정보공학 분야의 전망은 상당히 밝다고 할 수 있겠다.

전철민(공간정보공학과 교수, 공간정보연구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