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열전

영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소룡의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영화계를 넘어 세상의 관심을 받던 영화배우. 그가 영화 프레임 안에서 보여줬던 액션들은 소년들의 로망이기도 했다. 그는 <리틀 청(細路祥: Little Cheung)>이라는 홍콩 영화에 아역 배우로 데뷔하면서 영화배우의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33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해야 했다. <사망유희> 촬영 도중 동료 배우의 집에서 두통약을 먹고 잠깐 잠들었다가 영원히 일어나지 못한 것이다. 갑작스런 죽음이었다. 그의 죽음은 여전히 진상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 아버지의 영향이었는지 그의 아들 이국호도 영화배우로서의 삶을 살았다. 이소룡과 달리 이국호는 바로 할리우드에서 데뷔했다. 조건은 아버지보다 더 좋았던 셈이다. 하지만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걸었다고 해서 아버지를 따라 요절할 줄 누가 알았을까.

이국호는 28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더 크로우(The crow)>를 촬영하던 도중 총기 사고로 사망했다. 소품으로 준비된 총에서 진짜 총알이 발사되었던 것이다. 자신의 아버지보다 더 갑작스럽고 이상한 죽음이었다.

그들의 죽음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이소룡이 자신과 아들은 저주받았다고 되뇌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미 죽은 자들은 말이 없다. 무엇이 진실이던 간에 이 부자가 나란히 영화배우의 삶을 살고 운명을 같이 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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