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시대

로마가 멸망했던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한때 세계를 재패했던 영국은 왜 지금의 모습으로 변해버렸을까.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설명할 수 있는 명료한 이유가 존재하긴 힘들겠지만, 분명한 건 그동안 역사에서 번영하고 몰락한 국가가 많았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첫머리에 놓아두었던 질문을 다시 한 번 꺼낸다. 이들은 왜 몰락했을까. 책 <제국의 미래>를 읽어보면 이에 대한 의문이 조금은 풀릴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저자는 관용과 불관용이라는 개념을 키워드로 삼고 고대부터 존재해왔던 초강대국들의 몰락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그동안의 역사에서 초강대국들은 종종 있어왔다. 멀리는 페르시아를 들 수 있고 가깝게는 몽골을 들 수 있다. 저자는 그때 그 나라가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관용을 베풀었기 때문이며, 종래에 가서 몰락한 이유는 관용이 사라지고 불관용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국제관계학과 김민정 교수는 “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역사를 통해서 자신들이 처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그들의 실패를 통해서 많은 교훈을 얻기도 한다. 또한 다른 국가들의 행동을 통해서 우리의 국가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며 “<제국의 미래>는 21세기를 사는 한국 학생들에게 세계는 무엇을 위해 나아가고 있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며 <제국의 미래>를 추천했다.

<제국의 미래>는 단순히 과거만을 짚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과거에 대한 고찰과 이를 바탕으로 한 오늘날의 해석 역시 책에서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책의 반을 넘어서면, 책의 화두는 오늘날 초강대국에 가장 가까운 미국으로 넘어간다. 현재 세계의 중심에 서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미국에 대한 고찰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제국의 미래>는 이미 미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생생한 우리의 모습을 고찰하고 있는 책이기도 한 것이다.

또한 김민정 교수는 관용과 불관용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키워드는 없는 것 같다. 또한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 역시 관용일 것이다”고 말했다. <제국의 미래>의 관용은 그 전제가 “모든 국가는 자기가 원래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절대 다른 국가를 능가할 수 없다.

다른 국가가 가진 것을 포용하고 받아들일 때 더욱 높이 비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정 교수는 이것을 자신에게 적용시켜 보라고 말한다. “다른 사람의 것을 잘 활용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의 충고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열린 마음, 포용하는 태도 이런 것이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의 태도를 돌아 볼 수 있게 할 것이다”는 것이 김민정 교수의 말이다.

<제국의 미래>는 단순히 활자로 이루어진 지식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론을 제시해 줄 수도 있는 책인 셈이다. 보통 책은 저자의 주관적인 세계관, 주관적인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제국의 미래>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을 때 자신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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