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시대

○○주의라는 말이 너무 많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법치주의는 한 이론이기에 앞서 이미 생활이다. 하지만 이런 단어들에 익숙한만큼 이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자유주의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 놓여 있다. 자유주의는 우리 주변에서 넘쳐나는 말들 중 하나이지만 너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다.

최석준 교수는 《상생적 자유주의》를 추천하면서 “자유주의를 대부분 보수적인 우익 이념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유주의는 그것보다 깊고 넓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핵심은 개인의 자유를 넘어서 만인의 평등과 관용을 실천하는 것인데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소개가 미흡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자유와 평등이라는 말을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다. 이런 개념들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사람들마다 다른 의미로 사용한다”며 “(책을 읽어보면) 자유를 달라고 할 때 우리가 말하는 자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상생적 자유주의》는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져 있고 내용도 무겁지 않다. 전문적인 내용은 없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책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저자는 제목처럼 자유주의에 대해, 기원부터 현재모습까지 차례차례 단계를 밟아나가면서 살펴보고 있다. 자유주의에 핵심이 되는 자유와 평등에 관한 정의도 차근차근 짚어나간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우리사회가 지향해야 할 바를 제시한다.

자유주의는 근대 시민 사상 중 하나이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주축으로 하는 시민 사회를 이끈 사상이기도 하다. 자유주의의 이념은 개인이 사회적 자유를 보장받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유주의는 현재 딜레마에 빠져있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할 때, 즉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우선시 할 때 자유는 보장되지만 사회는 시장 실패에 따른 여러 병리적 현상에 직면하게 된다. 사치를 부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긴다. 모든 개인이 사회적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시장경제에 개입하게 되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정부의 실패를 야기할 한계도 가지고 있다.

《상생적 자유주의》는 이러한 자유와 분배 문제를 비롯해 인간 소외 현상 등을 자유주의에 대한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상생적 자유주의’를 제시한다. 개인과 개인이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해답이 아니라 하나의 대안일 뿐이지만, 우리의 현재 사회를 직시하고 고민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최석준 교수는 “자유주의는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수용해야 한다. 개입주의와 자유 시장경제 모두 한계점이 있다”며 “실패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물론 시민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분명 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자유주의인지 선뜻 대답하기는 어렵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인 것일까. 《상생적 자유주의》는 자유주의가 무엇인지, 또한 무엇이 보다 바른 사회를 위한 사회철학인지 고민해보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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