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보궐선거 광진구 시의원 후보자 류민희(행정 95)씨


2001년 법정대 학생회장 당선. 류민희씨에겐 마냥 순탄한 일이 아니었다. 당시 류민희씨는 등록금 투쟁으로 본관을 점거한 학생들의 주도자로 지목돼 무기정학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따라서 학칙상 제반 학생활동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법정대 학생회장을 시도도 하지 못하고 주저앉았을까. 답은 학생들의 투표결과에서 나왔다. 류민희씨는 당선됐고, 우리대학 단과대 학생회 선거 사상 최초로 여성당선자가 탄생했다.

대학생의 다양한 활동, 큰 도움돼
류민희씨는 대학시절부터 단과대학 학생회 활동을 맡았고,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활동도 시작했다. 당시 등록금 투쟁이 한창이던 전국의 모든 대학이 1인당 평균 10만원 가량 인하한 것으로 볼 때 우리대학의 등록금 투쟁은 실패했지만 정당했다고 말한다. 이러한 모든 활동이 지금의 그녀를 가능하게 했다. “대학시절의 활동, 지금도 엄청 도움이 되죠. 학생회활동 열심히 하면서 배운 게 사회에 나와서 큰 자산이 돼요”


그녀는 여성이 억압받는 당시 현실에서 차별 받지 않기 위해 높은 공무원이 되고 싶어 행정학과를 지원했다. 그러나 입학 후 선배들과 토론하며 생각이 변했다. “나 혼자 높은 자리에 간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죠. 여성 차별의 핵심은 조금도 바뀌지 않고 그래서 그 당시부터 다양한 사회활동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조금 더 세상이 평화로워지는 일을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같이 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세상을 변화시킬 확신이 있어요.”

주민소환운동, 뇌물비리 시의원 사퇴 가능케 해
지난 2008년 7월 광진구 시의원이 5천만원의 뇌물을 살포한 사건이 발생했다. 시의회의장이 되면 국회의원 비례자리가 보장되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과 2년 가까이 파업 연대를 했습니다. 이랜드 여성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85만원의 월급조차 받지못해 오랜시간 투쟁하는데, 시의원이라는 사람이 5천만원을 시의원, 국회의원에게 ‘밥값’으로 살포하고 있는 사실에 분노했죠.”

주민소환운동본부를 추진한 지 한달만에 부패한 시의원을 의원직에서 사퇴하게 만들었다. 지역시민단체들은 보궐선거를 하게 만든 장본인인 한나라당 후보 공천저지를 공식선언했다. 그리고 광진 시민사회단체들의 논의를 통해 주민소환운동의 승리와 가치를 계승할 후보로 류민희씨가 결정돼 추천한 것이다.


류민희씨는 더 높은 곳을 원했던 시의원과는 달리, 더 아래로 가고자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사람중심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시의원이 되고 싶어요. 당선되면 의원들을 볼 수 없잖아요. 저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사람들에게 듣고 배우며 그걸 통해서 실제 시의회 의정을 실현할 수 있는 의원이 되고 싶어요”

후배들, 20대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찾길
“취업문제의 심각성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힘들 거라고 이해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20대인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결과적으로 취업을 준비할 때 본인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한다면 생활이 공허할 것”이라며 류민희씨는 기계처럼 살지 말것을 당부했다. 그녀 자신은 인생에서 힘들거나 괴로운 일이 아닌 즐겁고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며 우리대학 학생들도 본인이 진지하게 자신의 삶을 관찰하고 책을 보며 조금만 진중하게 사고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가지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정치에 관심 없다고 하는 학생들을 종종 보는데 정치에 대한 환멸이 너무 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관심이 없는 순간, 그 수혜를 부패한 사람이 가져간다는 점을 알아야해요. 스스로 정치에 관심 없다는 것은 안타깝게도 부패한 세력에 한 표 더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살았으면 좋어요.”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