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탐방 - ④ 서울학 연구소

서울의 정체성 연구
1994년은 서울이 조선 왕조의 수도로 등장한 지 6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시를 비롯하여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대대적인 기념사업을 준비하였는데, 이때 부딪힌 문제가 ‘서울다움이 무엇인가’라는 서울의 정체성 문제였다.

그 동안 당면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연구와 개별 분과학문별로 서울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상당히 축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천년 이상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세계적 대도시로 성장한 서울의 정체성을 규명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1990년대는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고 전 지구적 차원에서 세계화의 흐름이 본격화되는 시기였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 하에 ‘서울학’을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학연구소가 서울시립대학교 부설 연구소로 설립되었다.

서울학연구소가 지향하는 서울학(Seoul Studies)은 도시 서울을 연구대상으로 하며, 서울의 장소, 사람, 문화를 만들어내고 변화시키는 과정과 동력을 탐구하여 서울이 지니는 도시적 보편성과 특수성의 규명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역사, 문학, 도시, 건축, 조경 등 개별 분과학문의 성과를 기초 자료로 활용하면서도 이를 뛰어넘어 ‘서울에 관한 종합적 인식’이라는 전체성 획득을 지향하고 있으며, 역사적 접근에 기반하여 인문학과 장소학을 아우르는 학제간 연구를 연구방법론으로 적용하고 있다.

서울학 연구활동 및 연구지원
서울학 연구자의 저변을 확대할 목적으로 실시하는 서울학 연구지원은 연구소 설립 이래 해마다 실시하여 저서 18권과 논문 244편을 지원하였으며, 서울학 연구 성과를 검증하기 위해 국제심포지엄·서울학심포지엄·세미나·간담회·정례발표회·포럼 등 다양한 형식의 학술행사를 총 47회 개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저널·연구총서·교양총서·미디어총서·서울학 모노그래프 등의 형식으로 총 88권에 달하는 서적을 발간하였다. 특히 연구저널 <서울학연구>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발간되는 학술지 중에서 유일한 한국학술진흥재단의 등재학술지로서 올해에는 학술지발행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어 발간비를 보조받고 있다. 또한 학술지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2008년도부터 발간 횟수를 연 2회에서 연 4회로 확대하였다.

이외에도 서울학연구소에서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1993년부터 1997년까지 서울시민문화대학을 운영하여 총 305회의 대중강좌를 개설하였으며, ‘서울성곽 중장기 활용방안’ 등 서울시나 자치구의 위탁연구를 60여 차례 진행하였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수행하였던 대학특성화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서울학 모노그래프 발간’, ‘서울학 포럼 개최’, ‘서울학 논저DB 구축’ 사업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2008년도에는 4회의 <서울학연구> 발간, 5회의 학술행사 개최, 대학특성화사업 참여, 5건의 위탁연구 수행 등과 연구소의 시설개선 사업을 진행하였으며, 올해에는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서울의 옛지도> 증정본 발간, 연구소 이용자들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해 연구소 홈페이지 개선과 자료실의 내실을 기하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본격적인 지역학 연구의 시작
‘서울학’을 표방한 서울학연구소의 설립 이후 현실 정책연구와 향토사 연구에 머물고 있던 서울 연구는 그 질과 양 모두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서울학연구소의 설립을 시작으로 부산, 인천, 대구, 울산 등 전국 여러 지역에 지역학 연구기관이 광역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잇달아 설립되었으며, 중국에서도 서울학연구소를 모방하여 북경연합대학 내에 북경학연구소가 설립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서울학연구소는 서울시립대학교의 대표적 연구소에서 더 나아가 지역학 연구기관의 종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한층 더 학술적 노력을 경주하고자 한다.

김웅호(서울학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