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문장의 소리’ DJ, 소설가 김중혁
문학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줄 명약이 있다. 짤막하게나마 자신만의 시나 소설을 쓰려고 하는 학생이 있다면, 라디오 ‘문장의 소리’가 바로 그들의 훌륭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문장의 소리에서는 매번 시인, 소설가, 극작가, 연출가 등의 문인들이 출연해 문학과 자신의 작품에 대해 DJ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첫 저서의 작가의 말이자 첫 방송의 첫 멘트이다. 김중혁씨는 이미 저서에서 작가의 말을 통해 자신이 DJ 소설가임을 자처했다. 어쩌면 진짜 DJ가 됨을 예견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소설가와 DJ의 기쁨 소설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더 큰 무엇이다. 어떠한 정의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여전히 2% 부족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김중혁씨는 소설에 대한 과도한 의미부여와 지나친 해석을 원하지 않는다. 그저 작가로서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자신의 소설이 삶의 ‘환기’가 될 수 있고, 행복해지도록 만드는 순간이 있다면 즐거운 일이라고 여긴다. 김중혁씨는 문학이 무겁지 않다는 사실을 전하는 DJ가 되고 싶다 말한다. 요즘 라디오가 수다의 장으로 변하고 있지만 라디오는 본래 다양한 상상의 재료로부터 갖가지의 또 다른 상상으로 뻗어나가게 하는 매체라는 것이 김중혁씨의 주장이다. 가령 SF영화에서 우주를 표현하려면 많은 큰 비용과 노력이 들 것이다. 반면, 라디오는 하나의 소리를 던져주고 우주의 소리라고 표현한다. 그러면 각자 서로 다른 자신만의 우주를 상상할 수 있다. 김중혁씨는 “문장의 소리가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우주를 상상할 수 있는 자극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진공포장하라 김중혁씨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진공포장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말인 즉, 세계 속에서 자신을 랩으로 둘러싼 것처럼 그 무엇에도 노출되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온전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라는 것이다. 사람을 진공포장하는 데 소설만한 명약이 없음은 더 말해 무엇할까. 취업이다, 공부다, 뭐다하며 1년 365일 24시간 노출돼 상온에서 서서히 상해가고 있는 것일지도. 작가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남과 다르게 쓰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자신만의 내용과 담는 형식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첫 장편소설을 집필 중이라는 그. 그의 새로운 이야기와 형식이 궁금해진다. |
김은정 기자
kickyy@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