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의 주 무대 자작마루, 교수회관으로 바뀔까
“연극 보러오세요, 노래 들으러 오세요” 자작마루에서 동아리의 열정이 솟아난다. 자작마루야말로 동아리 공연장이라고 얘기할 만한 공간이다. 총학생회가 조사한 지난해 자작마루 이용 현황에 따르면, 동아리 주관 행사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작마루를 교수회관으로 리모델링하는 설계 예산이 올해 기성회계 예산에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자작마루를 외빈접대용 식당인 교수회관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한다. 동아리 연합회 회장 김형민(토목 04)씨는 “자작마루가 교수회관으로 바뀌면 동아리들이 공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도 지난 10일 총장과의 면담에서 자작마루 리모델링을 반대하고 나섰다. 면담이 끝난 후 총학생회 정책국장 이철준(전전컴 05)씨는 “대학에서 학생들의 입장을 수렴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자작마루가 리모델링되고 대체공간이 생길지, 자작마루가 그대로 자작마루가 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 칸타빌레는 오는 18일 정기연주회를 홍보하기 위해
건설공학관 외벽에 현수막을 설치했다.

동아리에 강의실 개방 제한돼
‘에너지 절약’이라는 취지로 시작된 강의실 개방 제한도 동아리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에너지 절약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우리대학은 여름방학부터 강의실 개방을 제한했다. 강의실 개방 제한 대상에는 스터디그룹과 동아리가 포함됐고, 스터디그룹은 스터디룸을 이용하고 동아리는 학생라운지를 이용하도록 권장됐다.

클래식기타 동아리 ‘미지림’은 40여명이 함께 연습하기 위해서 매년 나눔터를 이용했다. 하지만 편의점이 들어서면서 연습공간이 사라졌고, 강의실도 빌리지 못해 오갈 데가 없어졌다. 미지림 회장 박건수(컴과 08)씨는 “방학 동안 강의실마저 빌릴 수 없어서 야외에서 연습하기도 했다”며 “악기가 나무라서 햇빛을 받으면 좋지 않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앉을 의자를 빌릴 곳이 없었고 합주할 때도 음이 반사되지 않아 곤란했다”라고 덧붙였다. 동아리 연합회 회장 김형민씨는 “동아리들이 공간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동아리연합회 행사로 강의실을 빌려준 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게시판·현수막 철거로 행사홍보에 난항
클린캠퍼스 캠페인이 추진되면서 동아리들이 행사 홍보에도 난관을 겪고 있다. 여름방학 동안 캠퍼스를 정비하면서 정문, 학관, 인문학관 등에 위치했던 실외게시판 5개가 제거됐기 때문이다. 중앙로 현수막 설치대는 지난 3월 제거돼 나무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있는 실정이다. 홍보공간도 적지만 붙일 수 있는 홍보물도 제한돼 있다. 현재 포스터 게시를 허가하는 도장은 행사 당 10장 이하이다.

철거한 게시판과 현수막 대신 건물마다 전자게시판이 설치될 예정이지만 설치시기는 정확하지 않다. 총무과 박종식씨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늦어도 이번 학기 중에는 설치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SCUTTA는 동아리방에 새는 물을 호스를 통해 창 밖으로
배출하고 있으나 물이 계속 떨어져 창가를 적시고 있다.

천장에서 물 새는 동아리도 있다?
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탁구 동아리 ‘SCUTTA’의 동아리방에는 지난 8월 학생식당 공사가 시작되면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SCUTTA 회장 홍은일(전전컴 04)씨는 “한 시간 동안 큰 쓰레기통에 물이 가득 찰 정도로 물이 많이 샜었다. 운동하면서 물 때문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마룻바닥 밑으로 물이 흘러 옆 태권도실까지 물이 넘치기도 했다”라며 “이후 시설과에 연락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시설과는 SCUTTA에서 수차례 연락한 이후에야 임시방편으로 물이 새는 곳에 시멘트를 발라줬을 뿐이다. 이에 대해 시설과 김훈씨는 “원인을 찾고 있었다. 누수된 곳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수리가 늦어졌다”라고 밝혔다. 현재는 천장에 호스를 연결해 밖으로 나가도록해서 물이 새는 것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홍은일씨는 “물이 새는 것은 어느 정도 해결됐지만 마룻바닥이 썩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동아리 외면하는 학생들도 많아
“풍물동아리가 시끄러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공연마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학생들 때문에 서운하다” ‘얼씨구’ 회장 김대연(도시행정 08)씨의 말이다. 얼씨구는 특성상 기념공연을 실외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들이 이조차도 시끄럽다고 여기는 것이다. 김대연씨는 “너도나도 취업준비 등 바쁘다 보니 동아리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 같다”며 “동아리 회원은 많지만 활동하는 사람은 13명뿐이다”라고 말했다.

연극 동아리 ‘극예술연구회’ 회장 정가림(도시사회 08)씨는 “공연분과 동아리 활동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 중 희열을 느껴보지 못하고 시간적으로 손해본다는 느낌 때문에 그만두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다. 현재 중앙동아리의 경우 5년 전과 비교해 10개 정도 감소한 49개가 등록된 상태이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