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제, 서로 다른 생각 _ 동상이몽

지금 전 세계의 공통된 관심사는 단연 환경이다. 환경문제는 한 지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의는 1백여 년 전부터 계속돼 왔다. 《지구온난화 충격리포트》는 지구온난화의 오래된 논의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이 책은 대기 중 온실 가스의 영향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온난화 현상의 심각성을 알리고 온난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자고 말한다.

《지구온난화 충격리포트》는 Think the Earth Project(지구를 생각하는 프로젝트)라는 일본의 대표적 비영리단체와 야마모토 료이치가 집필한 책이다. 산호의 백화현상, 기상이변, 사막화로 인한 가뭄과 기근 등으로 지구온난화가 생태계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또, 1950년에서 2100년까지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지구의 사진을 통해 온난화의 진행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구가 점점 붉어지면서 2100년에는 평균기온이 1990년에 비해 1.4~5.0℃ 가량 상승해 지구에 파란 부분이 전혀 남아있지 않아, 마치 불길에 휩싸인 듯 보인다.

1960년 미국의 과학자 찰스 디킹은 이산화탄소량 증가를 그래프로 보여주었는데, 이에 따르면 현재도 연간 2ppm씩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 1985년에는 영국의 과학자 조셉 파먼이 남극하늘에 프레온 가스 등으로 오존층이 엷어져 생긴 구멍인 오존홀이 존재한다고 발표하면서 자외선이 직접 지표면에 쏟아질 것을 우려했다.

이 책은 이외에도 지구의 평균기온이 오를 때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자세히 기술했다. 평균기온이 1℃ 오르면 산호초는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본래의 색을 잃는 백화현상이 일어난다. 산호초의 백화현상은 이미 1980년 이후 심화되고 있다. 1.5℃가량 오르면 그린란드의 빙상이 녹기 시작해 해수의 온도가 4℃에 이르면 모든 빙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해수면이 상승해 바닷물이 열팽창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 전 세계 대도시들이 대부분 해안가에 위치해 있고 세계 인구의 약 30% 이상이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것을 감안할 때 심각한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보다 기온이 3℃ 가량 오르면 세계의 생물생태계를 구성하는 많은 종이 기후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 빙상이 녹아 바닷물의 전체적인 염분의 농도가 낮아져 해류의 순환이 심해에까지 도달하지 못해 멈춰버려 난류가 흐르지 못하는 바닷물은 얼어붙는다. 5℃가 상승하면 남극대륙의 얼음과 동토지대의 언 땅이 녹아 메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프레드 싱거의 《지구온난화에 속지마라》는 다른 과학적 시선으로 지구온난화에 대한 오래된 견해에 도전하고 있다. 완만하고 불규칙적인 1,500년 동안의 지구 기후 변동의 주기는 태양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최근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늘날의 세계 기온은 1940년대에 비해 단지 아주 약간 높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온난화 현상 이론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것이라는 해수면 상승, 대멸종, 가뭄과 기근, 이상기후, 급격한 한랭기후, 대참사 등이 근거 없는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빙하 코어(빙하에 얼음을 뚫어 추출한 얼음 조각) 자료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최소한 지난 24만 년 동안 지구는 마지막 세 빙하기와 빙하기 바로 뒤에 나타난 온난화 과정을 거치면서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가 비슷하게 상승·하강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산화탄소의 변화가 기온 변동 경향보다 약 800년 정도 뒤쳐져서 나타나므로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온난화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생산해 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 충격리포트》에서 지구 온도 1도가 상승하면 발생한다는 산호초의 백화현상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산호초의 탈색은 산호초가 온도 변화에 적응해가는 방식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 존스 교수와 코블럭·리센코의 연구를 제시한다.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대학의 존스 교수는 80일간 해온이 하루 평균 2.5도 상승해 그레이트패리어리프(오스트레일리아의 북동해안을 따라 발달한 세계 최대의 산호초)가 부분적으로 탈색됐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의 코블럭과 리센코는 캐리비안 해에서 18시간 동안 해온이 3도 하락하자 산호초가 심하게 탈색된 것을 발견했다. 결국 산호초의 탈색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속지마라》는 그동안 지구의 기후 예측을 위한 대기 대순환 모델들이 지구가 과거 내내 안정된 기후를 가지고 있었다고 가정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기후가 항상 한랭하거나 온난하거나 하면서 계속 변동해왔다는 역사적 자료들과 다르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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