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젊은이에게

To. 이연호(환공 09)
학교 안에서 늘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내 곁엔 언제나 꿈 많은 여학생들이 다가와 미래를 향한 설렘과 기대로 대학입학이라는 현실적인 진로문제를 털어놓기도 하지. 그러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딱히 시원한 해답을 줄 수 없는 나는 미안하고 답답한 채로 늘 안타까운 마음뿐이었지.

연호야! 세상에 공짜는 없어서 노력 없이 얻는 것도 없지만 노력하고 공들인 결과는 반드시 부메랑 되어 돌아오게 되어 있더구나. 그러니 지금 당장 힘들어도, 불투명한 내일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털어버리고 지금 이 순간, 내일의 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네 꿈들을 알곡으로 가득 거둬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오늘은 가을 햇살이 따스한 토요일 오후다. 꽃과 잔디와 분수로 단장한 광화문 광장에는 솟구치는 분수의 물줄기 사이를 요리저리 뛰어다니며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삭막한 도심풍경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구나.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 이란 시.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 저 안에 천둥 몇 개 / 저 안에 벼락 몇 개

연호야! 선생님은 이 짤막한 시를 곱씹으면서 어디쯤에 있을 희망을 향해 태풍과 천둥과 벼락까지 아우르는 성숙한 너를 생각하며 미소 짓고 있을게.

From. 영파여고 김숙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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