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인 이야기


“아무도 우리가 횡단한다는 사실을, 횡단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그 누구도 믿지 않을 법한 일을 해낸 이들이 있다. 송호준(생체 03)씨와 오세형(생체 04)씨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인터넷 해협전문동호회 해협횡단팀 소속으로 동료 회원 6명과 함께 지난달 20일 서귀포시 중문포구에서 출발, 마라도까지 약 27km를 완주했다.

“팔과 다리가 기계적으로 움직였어요. 너무 힘들어서 힘들다는 생각조차 안 났어요” 멀미 때문에 밥 대신 두 시간에 한 번씩 튜브에 매달려 먹는 초콜릿과 바나나로 버텼다는 그들은 “가공할 만한 파도의 위력에 밥을 안 먹었음에도 수도 없이 멀미를 했다”고 말했다.

횡단 당일, 대원 가족들과 동호회 회원들은 유람선을 타고 먼저 마라도에 도착해 있었다. 일행들이 유람선에서 대원들의 횡단사실을 방송하니 탑승객들이 방송하는 사람을 미친 사람 취급하기도 했단다. 횡단 후 돌아가는 길에서 만난 외국인도 횡단사실을 믿지 못했다.

마라도 횡단은 누구도 믿기 어려운, 생명을 책임질 수 없다는 면책동의서를 요구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횡단 전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지만 이들은 젊음의 패기와 열정을 증명하고 싶었다. 혀가 소금물에 쩔어 3일 동안 맛을 느낄 수 없었고, 수모와 수경자국이 생겨 며칠간 모자를 쓰고 다녀야 했고, 3일 동안 앓아누워야 했지만 도전에 성공했다.

그들은 말했다. 송호준씨는 “바다 속에서 한없이 작은 자신의 모습을 통해 겸손을 배웠다”고, 오세형씨는 “이번 일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을 깨달았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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