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여론

국민소득의 향상에 따라 애완동물의 사육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애완동물은 단순한 취미생활 활성화의 차원을 넘어 어린이의 정서순화, 핵가족화에 따른 고독감의 완화 등 가족구성원과 ‘반려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의 건강은 원만한 가정생활의 유지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또한 새로운 질병은 야생돌물을 매개하거나 동물과 인간이 함께 감염될 수 있는 이른바 인수공통전염병의 형태로 전파되고 있다. 이에 수의사의 역할은 하루가 다르게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BT(바이오기술)의 발전, 생명의학의 중요성 증가, 그 넓고 무한한 가능성 등은 수의사로서 자부심을 갖게 한다. 이런 수의학의 비전은 그 위상을 높이고 있어 전국 대부분의 수의대 입학성적은 상위권이며 경쟁률 역시 치열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모교의 수의학과가 73년 정부의 전국 수의학과 통·폐합 정책으로 폐과된 것은 불가항력이었겠지만, 개교 때부터 있었던 학과였음에도 지금껏 복과되지 않고 있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한편 모교의 수의학과 복과가 늦어지자 이웃 K대학에서는 수의학과를 신설했고 그 인기로 K대학 수의학과는 전국 최고 수준의 유능한 학생들이 몰려드는 경쟁터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그 정원을 두 배로 증원시켰으니 수의교육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본인은 모교의 총동창회와 수의학과 동창회의 임원 역임시에 여러 차례 모교의 수의학과 복과를 건의했고, 비록 결실을 보지 못했으나 지금도 그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과거 모교의 수의학과는 교내 행사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물론 국가고시에서도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 사회진출 후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그 자질을 인정받았으며, 수의계 및 관련 분야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비슷한 시기에 식약청장, 수의과학검역원장, 경기도 교육감, 서울대 수의대학장, 성균관대 농생대학장, 공주대학장, 서울수의약품(주)사장 외에도 각 시도 수의사회의 회장 그리고 서울특별시청 본청과 산하기관의 간부급 대부분이 모교 수의학과 출신이었다. 이렇게 수의학계에서 구심점의 위치에 있었으니 그런 현상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훌륭한 자질을 인정받은 결과로써, 모교 수의학과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현재 서울시에는 1,000여 명이 넘는 수의학 관련 종자사가 있으나 모교 출신들은 이제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의 적은 수만 있을 따름이다. “이끌어주는 선배도 없고 밀어주는 후배도 없다”는 어느 모교 출신 수의직 공무원의 말은 모교 수의학과의 맥이 단절된 것에 대한 원망과 복과를 간절히 바라는 동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모교는 도시과학대를 지향하고 있다. 앞에서 기술한 대로 1,000여 명이 넘는 수의학 관련 종사자들은 서울시 내에서 공무원, 임상수의사, 교직자로서 서울시민의 삶을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런 역할을 담당하는 수의사의 일부를 모교 출신으로 충당한다는 것은 모교의 특성화 취지에도 일맥상통 한다. 그를 위해 모교에 수의학과를 복과함은 바로 우수한 학생의 유치와 직결되며 우수한 학생의 유치는 모교가 또 한번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을 확신한다.

수의학과를 복과하자는 제안은 과거로의 회귀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모교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간절한 소망이며 시립대의 새로운 100년을 위한 이정표의 설정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김영민(수의학과 57학번, 오류동물병원장, 서울수의사회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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