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젊은이에게

To. 함원빈(중문 09)

원빈아 안녕? 난 너의 여자친구 은정이야. 아직 네 영장도 나오지 않아서 입대 날짜도 모르는데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니 네가 군대 간다는 게 실감난다. 너도 말은 안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입대에 대한 압박을 느끼는 것 같아. 하지만 어차피 가야 할 거라면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어. 넌 1급이니까 빼도 박도 못하잖아? 군대 가서 2년 동안 다치지 말고 몸조심했으면 하는 게 내 소원이야. 잔근육 만들어온다는 약속도 잊지 말고!

네가 군대에 가게 되서 내가 제일 아쉬운 건 내년 2학기 때 중국에 같이 못가는 거야. 지난 여름방학 베이징 어학연수 때 진짜 재밌었잖아? 우리가 거기서 커플이 되기도 했고... 내년에 중국 가서 중국음식 먹으면 네 생각이 제일 먼저, 많이 날 것 같아. 네가 제일 좋아하는 어향육사(魚香肉絲)랑 궁보계정(宮保鷄丁)을 같이 못 먹는다고 생각하니 정말 아쉽다. 제대하면 중국에 놀러가서 중국 음식이나 실컷 먹고 오자.

네가 요즘 우리학과 학술제도 준비하고 이런 저런 일이 많아 몸도 마음도 편치 않은 것 알아. 그래도 난 모두 잘 해결되리라 믿어. 힘들면 나도 도와줄 수 있으니까 혼자 해결하려고 잘난 척 하지 말고! 베이징에서는 참 밝게 잘 웃었는데 한국 와서는 확 늙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빈아. 군대 가기 전까지 우리 둘이 같이 좋은 시간 보냈으면 좋겠고, 너 군대 가서도 서로 믿고 지내자. 쑥스러워서 이만 줄일게.

Form. 나은정(중문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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