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만드는 신문-수상소감

웰니스센터에서 근로를 하고 있던 목요일 오후, 청바지 주머니에 숨겨져 있던 휴대폰이 내 허벅지 살을 흔들었다. 휴대폰 화면에 뜬 발신자 번호는 내 기억에 입력된 것이 아니었다. 다짜고짜 “축하한다” 는 발신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잘못 걸려온 전화인 줄 알았다. “네?”하고 반문했더니 대학신문사 관계자라며 ‘좋은 기사 콘테스트’에서 내가 ‘장원’을 했단다. 순간 멍했다.

지난해 말 학과 내 스포츠미디어 스터디그룹인 ‘Med-sports.com(지도교수 김의진)’이 생겼다. 나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멤버가 됐다. 그때부터 난 여지없이 ‘깨지기’ 시작했다. 첫째는 대학생들이 세상일에 관심이 없다며 교수님은 우릴 ‘외계인’이라 야단치셨다. 둘째는 대학생들의 문장력이 초등학생 수준이라며 자존심을 짓밟으셨다. 복학생 선배들은 이런 지도교수님을 ‘버럭 교수님’이라 불렀다.

그동안 우린 참으로 많은 걸 경험했다. 경기장을 다니면서 취재도 해 봤고, 기사를 쓰며 미래의 스포츠 기자를 꿈꾸게 됐다. 우리들만의 신문 ‘Med-sports.com`을 만들면서 차츰 흥미를 갖게 됐다. 우리대학 신문이 발행되면 지도교수님과 함께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비판력도 생겼다. 그래서 평소 학교를 드나들며 불편하게 느꼈던 캠퍼스 내 교통체계를 이번 콘테스트 응모작의 아이템으로 선정했다.

스포츠 관련 취재와 기사작성 경험이 있었지만 다른 소재를 가지고 기사를 쓰기란 쉽지 않았다. 교내 자동차 도로를 수도 없이 걸었고, 캠퍼스 내에 산재해 있는 주차장 차량 대수를 헤아리기도 여러 번 했다. 때론 정문을 빠져나가는 택시기사를 잡아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 그 결실이 오늘 나를 놀라게 했다. 그동안 함께 신나게 깨졌던 상현 호준 동찬 선배, 근영 재언 학형 형빈 등 우리 스터디 그룹 멤버들, 그리고 ‘버럭 김의진 교수님’ 감사합니다.

조세희 (생체 08)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