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취업난에 어떤 직업이든 쉽게 신입사원이라는 명패를 내주는 자리가 없다지만 1000:1의 살인적인 경쟁률을 자랑하는 ‘초인기 직종’이 있다. 방송 영상매체의 성장에 힘입어 한창 상승세를 달리는 직업이자 동시에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가 되기도 하는, 바로 아나운서다. 우리대학 출신이며 현재 MBC 아나운서로 활약 중인 최대현(도시공학 94)씨를 만나 아나운서에 대해 알아보자.

공학도, 아나운서를 꿈꾸다

‘아나운서’는 주로 전공이 언론계, 사회계, 언어계열 쪽이 많다. 공학도였던 최대현 아나운서는 대학생활 동안 아나운서를 꿈꿔 본 적이 없다고. 보통 대학교 2학년부터, 빠르면 학창시절 때 부터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정석’ 코스는 밟지 않았던 것이다.
최대현 아나운서는 대학생 때의 그를 ‘날라리 딴따라’라고 묘사했다. ‘아나운서니까’ 가장 먼저 지적인 이미지를 떠올렸다면 자못 놀랄 것이다. 최대현 아나운서는 대학 1학년 때, ‘뒤에서 3등’이란 기록(?)을 세울 만큼 수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연합동아리 YMCA 합창단에서 기타와 노래를 즐기는 학생이었다.

그는 3학년 때부터 학군단 활동을 하며 본격적으로 학과 공부에 매진했다. 대학 졸업 후, 학과의 특성을 살려 건축 일을 하는 공병 장교로 근무한 그는 “온갖 공사를 다 해보면서 ‘이 일은 나와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그때서야 그는 본격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등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 결과, 자신의 장점은 ‘노래로 다져진 목소리와 낯선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얘기하는 성격’이며 이런 장점을 활용해 ‘아나운서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전역 후, 그는 건설사 취업 등 많은 기회를 포기한 채, 아나운서를 위해 ‘올인’했다. 2000년 아카데미라는 아나운서 사설 교육기관에서 6개월의 교육을 받고, 부산방송국에 지원했다.

일보 전진을 위한 이보 우회

부산방송 실기시험 당일, 최대현 아나운서는 치아를 교정 중이라 교정기를 낀 상태로 시험을 볼 수밖에 없었다. 외관상 보기 좋지 않을뿐더러 발음도 부정확하게 나와 시험에서 그는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그는 “교정기를 앞으로 석 달 후에 뺍니다. 업무에 적응하고 내 일을 맡는 데 석 달은 걸릴 것이니, 석 달 후에 쓸 수 있는 재목을 버리지 말라”는 당찬 말과 함께 합격증을 따냈다. 입사 후, 동기 아나운서들은 방송에 투입됐지만 자신은 스포츠 중계에 투입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오히려 그의 최종 정착지인 MBC에 지원했을 때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부산방송에서 2년을 아침방송과 스포츠 중계로 보낸 최대현 아나운서는 서울의 공중파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서울에서 좀 더 가까운 강원방송으로 이직했다. 강원방송에서 6개월간 근무한 후, 2002년 마침내 MBC 아나운서에 지원해 수험번호 1번으로 시험을 치렀고, 단 한번에 800:1의 경쟁률을 뚫고 MBC입사에 성공했다.

800:1, 그러나 쉬웠다?

“사실 경쟁률에 허수가 좀 있어요. 실제 싸움은 10~20명 정도에요. 하지만 그 10~20명이 어떤 방송사라도 다 탐내는 실력자들이죠”라며 그는 0.125%에 꼽힌 것에 대해 담담하게 말했다.

그를 800명 중 으뜸으로 보이게 해준 가장 큰 장점은 경력이었다. 부산방송과 강원방송에서의 3년간의 경력은 공중파인 MBC의 서류, 카메라테스트, 필기시험, 심층면접, 심층면접, 임원단면접이라는 입사 대장정에서도 빛을 발했다. 최대현 아나운서는 시험을 치를 때 담대함을 넘어 ‘즐기면서’ 헤쳐 나갔다고. 그가 세 번이나 되는 면접에서 심사위원을 어필한 것은 “어느 방송이든 다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었다.

“구겨진 종이가 더 멀리 날아가듯, 어떤 고난이 오더라도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게 오히려 발판이 돼 발전하는 오뚝이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는 최대현 아나운서. 좌절 따윈 쉽게 제압해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날 그의 모습을 응원한다.


최대현 아나운서 (도시공학 94)
2001년 1월 ~ 2002년 4월 부산방송 아나운서
2002년 5월 ~ 11월 강원방송 아나운서
2002년 12월 ~ 현재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화제집중>, , <최대현의 라디오를 켜고>, 등 진행,
<우리말 나들이> 연출 등




603호에는 GM대우 자동차디자이너인 정진우(산디 98) 동문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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