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란 ‘University Identity’의 약자로 단순히 대학을 상징하는 로고나 엠블럼뿐만 아니라 대학의 특성과 이미지를 보여 줄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즉 UI는 그 대학의 모습을 나타내는 대학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특히 엠블럼과 심벌이 가지는 중요성은 크다. 경영학과 황인석 교수는 “엠블럼과 심벌은 학교와 동일시되는 아이덴터티(identity)로서, 의미를 전달하고 고유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대학이 사용하고 있는 UI는 지난 1998년에 8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97년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UI연구팀이 구성됐고, 9개월 동안의 중간발표와 토론회 및 공청회를 거쳐 오늘날의 엠블럼과 심벌 등을 포함한 UI가 탄생하게 됐다. 서울시립대신문사는 지난 23일 우리대학 학생 174명 대상으로 우리대학 엠블럼과 심벌마크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우리대학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우리대학을 대표하는 상징이 무엇이냐는 대답에 과반수 이상인 54.7%의 학생이 우리대학 상징을 엠블럼과 심벌마크로 뽑았다. 하지만 장산곶매가 대표 상징이라는 응답이 22.1%를 차지했고 우리대학을 대표하는 상징이 없다는 의견도 12.8%나 돼 학생들에게 강하게 인식되는 우리대학 랜드마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서 김현성(행정학과 교수) 기획부처장은 “우리대학의 대표 상징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7년 전부터 해오고 있다. 올해 4월에 완공될 상징탑이 그 노력의 결과이다”라면서 “이 상징탑이 우리대학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대학 심벌은 고유 이미지 형성에 한계 있어
학생들의 과반수 이상이 엠블럼과 심벌마크가 대표상징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대학 심벌마크에 만족하는 학생은 21%에 불과했다. 우리대학 심벌마크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46.1%의 학생들 중 87.67%의 학생이 ‘심벌이 눈에 띄지 않고 특징이 없다’고 응답했다. ‘심벌이 우리대학의 이미지를 잘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에 응답한 학생들의 비율은 10.96%였다. 황인석 교수는 우리대학의 심벌마크에 대해서 “너무 단순하게 구성돼, 고유한 이미지 형성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눈에 띄거나 친근감을 유발하는데도 한계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대학 엠블럼과 심벌마크의 의미는
대학들의 UI 개발 관련 업체인 닷커뮤니케이션즈의 김영희 실장은 “대학 심벌이란 대학의 비전과 이념을 담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비주얼적 측면에서만 접근해선 안된다. 그 이면의 이념과 상징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대학의 엠블럼과 심벌마크는 우리대학의 교육철학과 이념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을까. 우리대학 심벌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학생 중 5.14%의 학생만이 ‘심벌마크에 우리대학의 철학, 교육 목표 등이 잘 반영돼 있다’고 하였다. 이에 김현성 기획부처장은 “복잡한 미술 작품도 설명을 듣고 보면 감동이 더 되듯이, 우리대학의 심벌이 상징하는 바를 알게 된다면 심벌을 통해 상징하는 의미를 잘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대학 심벌은 오랜 전통의 인간 중심 대학을 바탕으로 진취적 미래상의 첨단 대학을 추구하여 인간과 도시를 조화시키는 문화대학의 이미지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대학 이미지가 반영된 심벌이 바람직해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서울소재 주요대학 11개의 상징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마음에 드는 상징으로 27.7%의 학생들이 서울대의 상징을 뽑았다. 그 다음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순으로, 각각 23.7%, 13.7%, 12.8%로 나타났다. 그 대학 상징을 선택한 이유로는 ‘학교의 교육이념이 잘 나타나 있다’, ‘간단하면서도 단순한 문양이 눈에 잘 띈다’, ‘로고 안에 대학의 상징이나 이름이 효과적으로 표현돼 있다’ 등을 들었다.
황인석 교수는 “일반적으로 훌륭한 엠블럼과 심벌은 대중들에게 쉽게 인식돼야 하고, 고유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엠블럼과 심벌은 쉬우면서도 독특해야 하며, 친근감을 유발할 수 있으면 더 좋다”고 말했다. 황인석 교수는 바람직한 예로 고려대의 상징을 들었다. “고려대는 호랑이라는 상징물을 통해서 전진, 진취적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고, 대학의 슬로건을 잘 반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랑이라는 특성 덕분에 한국 대중들에게 친근감을 유발하고 눈에 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대학 심벌 변경 계획없어
김영희 실장은 “요즘 각 대학의 UI는 이니셜과 슬로건을 함께 나타내는 방식으로 개정하는 것이 트렌드이다. 중앙대의 UI는 요즘의 트렌드를 잘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서울대와 연세대의 UI처럼 트렌드를 따르지 않고 대학의 전통을 강조하는 스타일도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대학 심벌에 대해서는 “대학의 전통을 나타내는 방향의 디자인도 아니고 반대로 글로벌화나 혁신성 등의 미래지향적 의미 역시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에 대해 김현성 기획부처장은 “심벌마크가 우리대학의 어떤 모습을 표현한다고도 볼 수 있지만, 우리가 심벌이나 엠블럼을 통해서 우리대학을 표현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심벌마크와 엠블럼을 바꾸기보다는 이에 대한 홍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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