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이 흐르는 법정. 왼쪽 가슴께에 빛나는 금빛 배지를 단 변호사가 판사를 향해 외친다. “피해자의 공격을 피하려고 한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방위입니다.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영상매체에서 간접적으로 접하는 변호사들의 주 대사다. 이 때문일까. 수많은 법률사안을 다루며 의뢰인을 보호하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에겐 항상 올곧고 완벽할 것 같은 이미지가 따라온다.

우리가 생각하는 변호사가 진짜 변호사들과 다를 바 없는 것일까. 현재 장석 종합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동(법 90)동문을 만나 변호사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법학도 이상동, 변호사 되다!
법학과 90학번으로 입학한 이상동씨는 정말 ‘모범적인’ 대학생활을 보냈다. 학부시절 내내 공부에 몰두했다는 그는 여가생활로 밤을 새우며 친구들과 당구를 치는 유연함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을 보낸 후, 그는 4학년 때 휴학을 하고 본격적인 사법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오직 합격만을 생각하며 4년이라는 긴 시간을 고시에 정진한 끝에 그는 사법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고시’라는 큰 산을 넘은 자, 자유를 만끽하라? 천만의 말씀이다. 시험에 합격했다는 기쁨과 안도감은 연수원생활이 시작됨과 동시에 잊혀지고 말았다. 2년이라는 연수원생활동안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면서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때 이상의 공부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모든 연수원생들이 매 학기 1주일이 넘는 시험기간 동안 2~3시간씩 자면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모든 시험이 다 힘들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2학년 2학기 시험이 가장 고통스러웠는데 한 과목의 시험시간이 무려 6시간이었어요.”

사법연수원을 졸업하여 새내기 변호사가 된 이상동씨가 처음으로 맡은 임무는 ‘소송’이었다.
수많은 시간동안 법률 공부를 하며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음에도 그는 막상 변호사 일을 시작하게 되자 많은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일반인이 법정에 선 판·검사, 변호사들을 보고 있다 보면 그 자체로 그들에 대해 위압감을 느끼게 되지 않느냐”며 “그런 분위기 때문에 처음 변호사로서 법정에 서면 자연스럽게 긴장하게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호사 8년차에 들어서다
8년차 변호사 이상동씨를 아직까지도 긴장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있다. 바로 억 단위의 큰 액수가 걸린 재판이나 정말 억울한 사람들이 관련된 재판과 같은 ‘중요한 사건들’이다. “이럴 때는 재판 전에 스트레칭과 심호흡으로 긴장을 풀고 법정에 들어가요”라는 대답에서 그의 대담함과 노련함을 엿볼 수 있었다.

형사재판은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이 적절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검사와, 피고인의 어쩔 수 없었던 당시 상황을 제시하며 그의 형량을 감하려고 노력하는 변호사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잘못을 저지른 범죄인의 편에 서서 그를 옹호하는 일이 정의를 지키는 일일까 의문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그냥 일어나는 범죄는 없다”였다. 피고인들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고 보면 일면 보호를 해줘야 할 부분도 많다고. 피고인의 불우한 생활환경,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행한 행동 등이 범죄를 일으키는 여러 인과요소가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좋은 사람들 속에서 인정받는 변호사
변호사로서 8년이란 경력을 쌓은 이상동 변호사. 스스로에 대해 조금 자신감을 가질 법도 한데 “8년차도 아직 초기단계”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다양한 일에 부딪히고, 열심히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며 변호사로서의 미래를 소망했다.

“항상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은 사람”이 되고싶다는변호사 이상동, 아니 너무 소박한 인간 이상동.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사람이 가장 멋있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주위에 항상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함께하기를 기원해 본다.




다음 호에는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자원부에서 신작물 개발을 하고 있는 변명옥(환경원예 73)동문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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