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蓮

필자가 ‘새로운 도시공동체의 모색’이라는 화두에 사로잡혀, 그 토대와 원리로 주목한 것이 문화생태학과 아나키즘이다.

아나키즘은 평등에 토대를 두면서, 자유와 우애가 구현되는 자치적, 자율적 자발적인 사회 공동체를 추구하는 사상이다. 이 사상은 기존의 경쟁적 투쟁지향적인 현실을 극복하고 대안적 사상의 하나로 출현했다.

다양한 아나키스트들이 출현했으나, 크로포트킨의 『만물은 서로 돕는다(상호부조론)』이 아나키즘의 정수를 대변하고 있다. 1902년에 나온 이 책은 1888년 토마스 헉슬리의 ‘생존경쟁’선언을 반박하기 위해 쓰여졌다. 이 책의 토대는 자연에는 상호투쟁의 법칙 외에도 상호부조의 원칙이 존재하는데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특히 종이 계속 진화하기 위해서는 상호부조의 원칙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케슬러의 생각이다.

크로포트킨은 이러한 케슬러의 사상을 보다 발전시켜 다양한 동물 종 등에서 뿐만 아니라, 인간의 진화에도 상호부조라는 요인이 중요하다고 논증했다. 이러한 크로포트킨의 사상은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무한 경쟁과 투쟁을 거의 신조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들의 태도에 신선한 자극과 청량제가 되어 우리를 성찰케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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