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인 이야기

옥탑방에서 생활하는 다섯 명의 젊은이가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치열한 현실 속에서 ‘생존’을 위해 싸워간다. 말로만 떠드는 반값 등록금은 그들에게 어떠한 경제적 도움도 주지 못한다. 경제적 짐을 지고 겨우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외모·학점 등으로만 평가하는 사회 속에서, 그들은 점점 하나의 ‘부품’으로 전락해 간다. 과연 이들의 인생에 ‘쨍하고 해 뜰 날’이 올까?

올해 부산연극협회가 주최한 ‘제3회 전국창작희곡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김우찬(국문 01)씨의 ‘쨍하고 해 뜰 날’의 줄거리다. 이번 수상으로 김우찬씨는 20대에 희곡계에 등단하게 됐다. 20대에 등단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의 수상은 주목할 만하다.

김우찬씨는 “조지오웰의 작품과 같이 문화와 예술은 비판정신이 우선이다”라는 신념으로 글을 써 왔다. ‘쨍하고 해 뜰 날’도 그러한 그의 작품관을 보여준다. 김우찬씨가 이 같은 작품관을 갖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2 때 선생님의 칭찬으로 글쓰기에 흥미를 느낀 그는 소설가를 꿈꾸며 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주위에는 공무원 시험이나 스펙 쌓기 등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학내 분위기 속에서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를 상실한 그는 이내 글쓰기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게 됐다. 하지만 2007년까지 여행, 아르바이트, 국문학과 학생회장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다시금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를 갖게 됐다. 김우찬씨는 “그동안의 경험을 그대로 쌓아두기엔 힘들었어요. 글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죠”라며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그는 SF소설, 희곡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자유롭게 글을 써 내려갔다.

김우찬씨는 2007년부터 ‘창작 공간 글이고’라는 학과 소모임 활동을 하며 후배들과 글쓰기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후배들과 만나 그동안 써왔던 글을 서로 평가하고 이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한다. 김우찬씨는 “후배들에게 완벽하진 않지만 어렴풋하게나마 글쓰기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토익과 같이 ‘점수’에만 몰입해 글쓰기에 소홀한 후배들이 좀 더 넓은 시각을 갖고, ‘점수’가 아닌 ‘글쓰기’에 몰입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글을 쓰는 와중에 생긴 그의 목표는 바로 ‘드라마 PD’가 되는 것이다. 김우찬씨는 “글로써 독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보다 드라마를 통해 저의 작품관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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