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활, 진로찾기, 그리고 입사준비
“당시 세무학과에서 절 모르는 선배는 없었을 거에요” 보통 세무사 시험을 준비해 여러 활동을 하기 쉽지 않은 세무학과에서 김민경씨는 대학 내내 다양한 활동을 했다.

2학년 때까지 세무사 공부를 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일찌감치 포기한 그녀는 2학년을 마치고, 6개월 정도 국내에 있는 Language school에 들어가서 영어를 배웠다. 이후 캐나다 토론토로 어학연수를 갔다. “어학연수 가서 처음부터 시작하면 ‘Beginner’인데 한국에서 어느 정도 공부하고 가니깐 ‘Advanced’반으로 들어가서 3개월 만에 인턴을 할 수 있었다”는 그녀는 캐나다에 있는 ‘트래블 커츠’라는 여행사에 들어가서 접수담당자로 6개월 정도 일을 했다.

어학연수를 갔다 온 후 3학년 때는 ‘비즈이노베이터’라는 새로 생긴 공모전 동아리에 들어갔다. “팀원들과 함께 공모전 준비도 하고, 피티도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붙고, 공모전에서 상도 타면서 ‘경영학 원론’도 A+을 받았다”는 김민경씨. 그녀는 세무학과지만 세무학과 전공만큼이나 경영학부 전공을 많이 들었단다.

자신의 장점에서 진로를 찾다
취업을 준비해야 되는 4학년. 그녀는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많이 힘들었다. “학교에서 하는 직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심란했다. GLP도 하고, 캐나다에서 인턴도 하고, 알바도 많이 했지만 내가 취업을 할 수 있을까 많이 걱정했다”는 그녀는 학점이 좋은 다른 여자 동기들과 달리 당시 학점이 3.5도 안 됐다. 하지만 영어에는 자신감이 있었고, 또 4년 내내 세무보다는 경영 공부를 더 많이 한 그녀는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외국계 회사로의 취직을 결정했다.

존슨 앤 존슨 내에는 4개의 계열사가 있는데, 그 계열사 중 하나가 외국계 제약회사 얀센이다. 김민경씨는 당시 그 사실을 몰랐으나, 마침 학교에 취업설명회를 와서 알게 됐고, 지원서를 냈다. “원래 마케팅을 하고 싶었는데, 영업을 해야 제약회사를 취직할 수 있고, 또 영업부에서 경력을 쌓은 후 마케팅으로 갈 수도 있다는 말에 시험을 보고 붙어서 가게 됐다”는 김민경씨. 그녀는 진로 결정 후, 어떻게 입사 준비를 했을까.

“사실 입사준비 할 때면, 대학시절 경험이 중요해 진다”는 김민경씨는 “GLP가 우리 때 처음 생겼는데, ‘성 인지 정책에 관해서’라는 주제로 북유럽에 가서 남녀 역할에 대한 규정과 복지정책에 대해 살펴보고, 우리나라와 비교했다”고 했다. 덧붙여 GLP가 대학 시절 했던 활동 중 가장 많이 생각나고 또 좋았던 기억이라며 꼭 해볼 것을 추천했다. 4학년 마지막 학기 때 취업준비하면서 했던 GLP는 취업 준비생인 그녀에게 자신감을 부여하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줬다. 또 학교에서 8주 동안 하는 직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면접 연습도 많이 하고, 이력서 쓰면서 부족한 부분도 지속적으로 첨삭해 줘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를 소개하다
김민경씨는 4년 동안 일했던 얀센에서 1년 전 동종업계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로 이직 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어떤 기업일까. 김민경씨는 “아스트라제네카는 신입사원을 안 뽑아 대학생들이 잘 모르는 데 업계 2,3위정도 되고, 회사가 괜찮아요”라고 회사 소개를 시작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업문화가 개방적인 편이라고 한다. 또 복지면에서도, 한국계 회사는 주어진 휴가를 안 쓰는 분위기인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휴가를 다 쓸 것을 권장한다고. 결혼하면 400에서 500만원의 지원금이 나오고, 노조가 약한 다른 제약회사들과 달리 노조가 강한 편이라 직원들의 문제도 쉽게 해결되는 편이다.

영업의 필수, 끊임없는 자기관리와 고객관리
제약회사 영업부는 약을 사용하는 병원의 의사를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 먼저, 개인병원과 종합병원으로 크게 나누고, 각 병원을 맡아서 자신이 맡은 병원의 의사들을 상대로 영업을 한다. 종합병원 2개를 담당하고 있는 김민경씨는 고혈압제제랑 고지혈증 약을 맡고 있는데, 그러면 담당병원의 순환기계과나 내분비선과 등 고혈압제제랑 고지혈증 약과 관련된 과의 의사가 다 그녀의 타깃이 된다.

“사실 고혈압제만 해도 그 종류가 굉장히 많다. 근데 우리 약이 업계 1, 2위이고, 또 국내 제약회사와 달리 오리지널이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는 김민경씨는 “외국계 제약회사의 약은 오리지널이다 보니 약에 대한 논문이 많다. 그래서 판매하는 약에 대한 논문을 공부해 의사와 함께 식사하면서 논문 리뷰도 하고, 경쟁사에 대해서도 얘기 하며 영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입사 초기, “생물학, 인체학에 대해서 배우고, 연수이후 계속 시험을 보느라 힘들었다”며 “이러한 시험을 통과해야 일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경력사원으로 채용된 후에도 시험을 보고 통과한 후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업은 약에 대한 공부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영업을 위해서는 의사와 정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되는데, 이게 긴 여정이다”라는 그녀는 “현재 담당하는 의사만 46명이 있는데 그 중 메인닥터의 경우에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만나고, 나머지는 한 번 정도 만난다”고 말했다. 이어 “인간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또 약을 사용하도록 이끌어내는 것. 어느 날은 논문 얘기하고, 어느 날은 선생님 사생활 얘기하고, 그러나 마지막에 나갈 때는 항상 내가 하고 싶은 얘기 하고. 이런 디테일한 파워가 되게 크다”고 귀띔했다.

후배들에게 한마디!
“인사 잘하고 싹싹한 후배가 가장 예뻐요” 곧 취직을 앞둔 학생들이 눈여겨보아야 할 말이다. 아스트라에서 경력사원만 뽑다보니,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막내였다는 김민경씨는 경력사원이라도 처음 들어갔을 때 보이는 사람마다 인사를 했다고 한다. “다른 팀에 인턴으로 나이 많은 남자가 들어왔는데 인사도 안하고 가만히 앉아있으니깐, 팀 선배가 그렇게 가만히 앉아 있으면 당신이 누군지 어떻게 알겠냐고 한 마디 하더라”는 김민경씨는 “반면 우리 팀 인턴은 능구렁이 같고, 인사도 잘해 다들 좋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상사는 어떨까. 군대에서도 그렇듯이 회사도 이상한 상사가 꼭 한 명씩 있다. 김민경씨가 처음 얀센에 들어가서 만난 상사가 바로 그런 상사였다. 결혼 안 한 노총각 실장님이었는데, 단점을 꼽아서 팀원들끼리 비교하기를 즐겼다고. 게다가 성격도 왔다 갔다 해 맞추기 힘들고, 적응하기도 힘들었단다. 하지만 김민경씨는 “그래도 다 자기하기 나름이다. 자기가 꿍해 있고 안 웃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안 좋게 볼 수밖에 없다”며 “직장 생활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갖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어느새 마케팅은 잊어버린 채 영업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김민경씨는 “내근직은 인센티브도 자유롭지 않고, 근무시간도 정해져 있는 반면에 영업은 일 한만큼 인센티브가 있고 또 시간도 자유로워 승부욕이 있고, 애도 키우는 나에게 딱이다. 일하는 게 재미있다”며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여성 영업이사처럼, 자신도 영업팀장을 거쳐 영업이사가 되고 싶다는 김민경씨. 그녀는 마지막으로 “내가 취업을 할 때도 취업시장이 좋지 않았고, 많이 노심초사 했다”라며 “취업 준비하다보면 눈물 흘릴 때도 많은데, 좌절하지 말고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잘해내면 좋겠다”고 후배들을 향해 격려의 말을 전했다.



다음 호에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유물관리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정영아(국사 87) 동문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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