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緣

애드워드 윌슨(E.O.Wilson)의 ‘통섭’ 개념은 지식의 대통합을 추구한다. 그 밑바탕에는 인간의 심리 현상이나 의식 활동, 사회적 행동과 문화 활동, 심지어 윤리까지도 통합생물학의 관점에서 엄밀히 말하면 사회생물학의 관점에서 설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개미 연구의 세계적인 전문가인데, 개미와 같은 군집 생활을 하는 생명체에게서 인간과 유사한 사회성 짙은 행동 패턴들이 발견됨을 강조해 왔다. 그런 면에서 윌슨의 통섭은 다양한 학문 분야들의 수평적 통합이라기 보다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등이 생물학으로 환원되어 이해되는 수직적 통합의 특성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근대성에 기반 한 과학주의라거나, 환원주의적 과학통합을 강조해 온 20세기 비엔나 학파의 재판이라는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이르러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뇌와 같은 복잡계에 관한 연구는 학문간 융합을 요청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윌슨의 통섭 개념도 새로운 시대적 요청에 대한 한 가지 응답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가 통섭을 어떻게 주장하고 있는지, 그의 주장에 대해 왜 많은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는지, 이 비판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통섭은 오늘날 화두가 되고 있는 융합과는 어떻게 다른지 등등, 이 모든 의문들을 풀어 줄 열쇠가 이 책안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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