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행사 지원금 분할에 대한 불만은 만성적이다. 매해 공연분과와 체육분과 동아리에 행사 지원금의 과반 이상이 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지원금의 85%가 공연 및 체육분과 동아리들에게 지원됐다. 이에 이번 중앙동아리 연합회에서는 이들 동아리에 대한 지원금을 71.84%로 줄였다.

하지만 교양문화분과 ‘눈동자’ 회장 곽승재(도시사회 06)씨는 “작년에 비해서 동아리 지원금이 줄었다”며 “3월 초에 개최한 사진전에 들어가는 비용만 약 100만원이었다. 그런데 45만원을 지원받아 동아리 회비를 통해서 운영 비용을 마련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체육분과의 지원금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외의 분과 동아리들 중 지난해에 비해 적은 지원금을 받은 곳이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동아리 지원금 분할 방법 개선됐으나 각각의 동아리는 지원금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은 동아리 행사 지원금 분할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각 동아리에서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중앙동아리 연합회에 지원금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행사 지원금을 분할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에는 문제가 있었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지원금이 지급되다 보니 지난해 11월 말에는 행사 지원금이 바닥난 것이다. 중앙동아리연합회 회장 김환표(토목 05)씨는 “당시 정기행사를 개최했던 3개의 동아리가 지원금 없이 행사를 추진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올해에는 각 동아리에 1년 예산을 책정, 지급하는 방식으로 동아리 지원금을 배분했다. 각 분과마다 분과를 대표하는 분과장을 선출한 뒤, 전체 중앙동아리들의 1년 사업기획안을 종합해, 분과장들이 참여한 중앙동아리 상임위원회에서 분과별 지급 비율을 결정했다. 이렇게 분과별로 지급받은 지원금은 분과회의에서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결정해 다시 각 동아리에 지급됐다.

정리하자면 1년 전체 예산안을 미리 작성하여 예산을 전체 동아리에 지급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많은 행사를 개최했던 동아리들은 지원금을 덜 받게 되는 경우도 잇따랐다.

1년 예산안을 작성을 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그동안 1년간 사용되는 예산에 대해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각 동아리마다 정확한 실제 집행 내역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앙동아리 상임위원회에서는 각 분과가 필요한 금액을 책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중앙동아리연합회 부회장 신상욱(토목 04)씨는 “동아리연합회에 대한 불신 때문에 행사 지원금을 요청하지 않은 동아리도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러한 동아리에도 지원금이 배분됐다”며 “때문에 비공연·체육분과에 대한 지급 비율이 높아졌음에도 해당 분과 동아리들에 대한 지원금은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동아리 총 지원 금액이 부족해 지급 비율 문제 근본적 해결 힘들어

한편 동아리 지원금 지급 비율에 대한 문제가 지난해보다 개선됐지만 비공연·체육분과 동아리들은 지원금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술인문분과 ‘CUCA’의 회장 서동주(행정 09)씨는 “동아리 지원금으로 컴퓨터 관련 부품을 구비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공연·체육분과 동아리들은 지급 비율이 감소하면서 행사 개최에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연분과 ‘제퍼나이어(Zephniah)’ 회장 구예진(경영 09)씨는 “동아리 지원금이 많았을 때도 공연을 준비하기 위한 비용이 모자라 음향장치나 무대 등은 주로 선배님의 지원과 동아리 회비를 통해 빌렸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더구나 동아리 지원금이 절반 이상 줄게 되면서 원래 학기마다 이틀간 개최했던 정기공연을 이번 학기 한번만 개최하게 됐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렇게 분과별 동아리마다 입장차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중앙동아리연합회 부회장 신상욱씨는 “모든 동아리가 만족할 정도로 학교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동아리들의 입장이 상충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이미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지급 비율의 결정에서 공연·체육 분과장이 많이 양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동아리가 지원받은 금액은 6407만 2000원으로 지난해 6369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동아리 전용 공간마련하면 공연분과 사용 비용 줄어들 것으로 예상

동아리연합회 김환표씨와 신상욱씨는 자작마루가 동아리 전용 공간이 된다면 지급 비율에 대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아리 전용 공간에서 조명 및 음향장비를 빌려준다면 공연 동아리가 사용하는 비용이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공연분과 동아리에서 사용하는 비용이 줄어든다면 다른 분과 동아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이 자연스레 늘어나게 된다. 김환표씨는 “현재 연세대에서 조명 및 음향장비를 구비하고 이를 대여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환표씨가 내놓은 해결책에 대해 학교 측은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동아리 주최행사뿐만 아니라 우리대학 주최의 여러 행사가 자작마루에서 개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과 황경민씨는 “동아리 전용 공연장을 만들기에는 현재 우리대학의 시설이 부족하다. 게다가 공연 장비를 대여해주는 대학들은 공연장을 외부업체에 맡겨 수익 사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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