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요(서울시립대 동문의 노래)_프로의 시선

기업을 사고파는 것을 중개하고, 경영권 분쟁을 해결하고, 자금을 조달해주거나 구조조정 등의 일을 하는 사람이 M&A 전문가이다. M&A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을까. ‘한국 M&A 1세대’로 꼽히는 성보경 동문은 국내 최초의 M&A 전문업체를 세워 수많은 M&A 거래를 도맡았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깨닫게 된 학창시절

그는 학창시절부터 유명했다. 서울시립대에서 알아주는 동아리, 증권연구회를 창설한 사람이 바로 성보경 동문이었다. 학부생 때 투자에 흥미를 느껴 경영학과 친구들과 시작한 소모임이 확대된 것이다. 동아리 회원들이 당시 전 종목에 대한 주가 그래프를 모두 외울 정도였으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의투자대회에 나갔다 하면 1등을 휩쓸었다. 또한 실력이 있으니까 실제 성과도 뛰어났다. “동아리에서 재미 좀 봤다. 대회에 나가서 탄 상금으로 주로 투자를 했는데, 200% 정도의 수익을 냈다”고. 당시는 인터넷이 없었고, 투자에 대해 무지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80년대였다. 학내에선 그가 지나가기만 하면 “어떤 종목에 투자하면 좋냐”고 물어왔다.

그러한 경험 때문인지 그가 말하는 경영학은 실천적인 성격을 띤다. 이론만 배워서는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도서관에서만 공부하는 것은 경영학이 아니다”라며 “창업도 해보고,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가서 벤처 창업도 해보고, CEO들을 만나서 기업 경영에 대해 물어보는 등 배운 이론을 사회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과 현실의 차이를 메우는 과정이 학생 때 할 일이라고 주장한다.



기업경영의 종합 예술가인 M&A 전문가

“영화 <귀여운 여인>을 알아요?” 성보경씨가 묻는다. 영화를 보지 못했다고 답했더니 갑자기 영화의 내용을 들려준다. “리차드 기어랑 줄리아 로버츠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인데… 리차드 기어가 M&A 전문가로 나와요. 리차드 기어가 한창 적대적으로 경영권을 탈취하는 일을 맡았을 때 거리의 여인, 줄리아 로버츠를 만나죠. 그녀에게 몇 천 달러를 주는 조건으로 며칠 간 호텔에서 함께 지내기로 해요. 어느 날은 그녀가 허름한 옷을 입고 번화한 거리의 상점에 들어갔더니 상점 주인이 무시하는 거에요. 그런데 리차드 기어가 들어와서 갖고 싶은 것들을 고르라고 하더니 모두 사주는 거에요. 얼마나 멋있어요?” 성보경씨는 M&A 전문가를 그렇게 소개했다.

그의 말을 들으면 핑크빛 미래가 펼쳐질 것만 같은 M&A 전문가는 결코 녹록지 않은 직업이다. M&A는 기업경영의 종합예술과 같다. 피아노 치는 사람, 바이올린을 켜는 사람은 한 가지만 잘하면 되는데,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이들 전문가들을 조율시켜야 하니 모두를 알아야 한다. M&A 전문가가 바로, 기업경영의 전체를 보아야 하는 자리이다.

이 때문에 성보경씨는 M&A 업계에 뛰어든 후 20년째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4시간이다. 하루에 16시간은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해야 했다. 스트레스 때문에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걸렸었다고 했다. 성보경 동문은 “솔직히 다른 여가를 즐길 시간이 별로 없다. 하지만 M&A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이 정도의 각오는 필요하다.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기업이 성장가도를 달리고 고용이 창출되어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 M&A 전문가이다”라고 말했다.

역경을 극복한 것이 성공의 비결

피곤에 지칠 때면 오히려 주말을 이용해 등산을 다니는 성보경씨는 성공의 비결을 다음과 같이 비유한다. “인생은 낭떠러지 사이에 이어진 밧줄 위를 걸어가는 것과 같다. 아무리 밧줄을 잘 타는 사람이라도 밧줄에서 떨어지기 마련이다.

떨어진 후에 좌절하거나 올라가는 것은 그 사람에게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M&A 분야에 대해서는 “체력과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며 M&A 분야에 도전하는 것을 절벽에 오르는 것에 비유했다. “절벽 아래에 있는 사람은 많다. 안전한 곳이지만 사람이 많아서 답답할 것이다” 성보경씨는 자신이 절벽 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절벽에 오르게 되면 위험은 있지만 좀 더 행복할 수 있는데,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이렇게 말하는 성보경 동문에게는 미국 유학시절 M&A를 배울 때 했던 고생, 96년도에 180억, 02년도에 68억을 모두 잃었던 실패 등이 모두 그의 자산처럼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성보경 동문은 학생들에게 “공부에만 매달리기보다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풍부한 토양을 쌓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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